●文대통령, 노동당사 방명록에 "평화·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 대한민국 대통령" 작성
●정치·경제·시민단체·종교계 수행단도 북측과 만남...분야별 북측 관계자 만나 교류 협력 방안 논의
●문재인-김정은 부부,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동반 관람...‘반갑습니다’로 시작한 환영공연 1시간 30여분간 진행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환영 예술공연이 펼쳐진 평양대극장. 사진=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첫날 일정이 9월 18일 오후 11시경 끝났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이날 늦은 오후 첫 정상회담을 마친 후 노동당 본청에서 대동강을 따라 남쪽으로 약 1km 떨어진 평양대극장으로 이동,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준비한 환영 예술공연을 관람했다. 김정은 부부도 함께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45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2시간 동안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오후까지 김정은이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낼지 우리 측에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김정은은 평양대극장에 10분 먼저 도착해 문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을 기다리면서 한국 측 수행단을 향해 “시간이 좀 늦어지고 있지만 더 오래오래 보면 된다"며 “특별히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측은 밝혔다.
    
  
9월 18일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의 환영공연에서 예술단원들이 판문점 선언서를 배경으로 공연하고 있다. 사진=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도착하자 현송월 단장과 단원들이 꽃다발을 건넸고 이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문 대통령 손을 반갑게 잡았다. 두 정상 부부가 2층 귀빈석에 모습을 드러내자 대극장을 가득 채운 평양시민 900여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3분 넘게 만세를 외치며 환영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서울에서 축하공연을 했던 삼지연관현악단은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1시간 30분가량 환영 공연을 이어갔다. ‘흑산도 아가씨’와 ‘소양강 처녀’, ‘다함께 차차차’ 등 남측 관계자들을 배려한 선곡도 눈에 띄었다.
     
공연 중간 중간 두 정상은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양 정상을 사이에 두고 앉은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는 때로 눈빛을 교환하며 공연을 관람했다.
  
평양 시민들의 만세 연호 속 오후 8시경 공연이 끝났다.  문 대통령 부부는 무대에 올라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의 손을 잡아주며 격려했다.
 
이날 공연에는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김 위원장, 리설주 여사 외에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현정화 탁구대표팀 감독 등 특별수행원도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차범근 전 감독은 “너무 감동스럽고 마지막 아리랑 가사가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눈물도 나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13년 전 북한에서 공연을 본 적이 있다는 현정화 감독도 “(그때와 비교해) 많이 바뀌고 세련돼졌다"며  “하나가 되자는 노래를 많이 하고 스크린 영상에 단일팀에 대한 것도 많이 나와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이 됐다"며 "다섯 달 만에 세 번을 만났는데 돌이켜보면 평창 동계올림픽, 또 그 이전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있었고 그 신년사에는 김 위원장의 대담한 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여정 중앙위 제1부부장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冒頭)발언에서 "(지금까지의) 과정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었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평양 시내를 오다 보니 평양이 놀랍게 발전돼 있어 놀랐다. 산에도 나무가 많았다. 어려운 조건에서 인민의 삶을 향상시킨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며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도 주시하고 있고 전 세계인에게도 평화와 번영의 결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님을 세 차례 만났는데 제 감정을 말씀드리면 '우리가 정말 가까워졌구나' 하는 것"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큰 성과가 있었는데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때문"이라며 "북남 관계, 조미 관계가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역사적인 조미대화 상봉의 불씨를 문 대통령께서 찾아줬다. 조미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로 인해 주변지역 정세가 안정되고 앞으로 조미 사이에서도 계속 진전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모두 발언 말미에 "문 대통령께서 기울인 노력에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회담에 앞서 북측은 우리측 취재진에 회담장을 ‘잠시’였지만 ‘처음으로’ 공개했다. 회담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건물 1층 로비에 도열한 김영철, 최룡해, 박광호, 리수용, 김평해, 오수용, 안정수, 최휘 등 8명의 노동당 부위원장단과 각각 악수를 나눴고, 김정은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당 본부청사에 입장해 로비에 마련된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 2018.9.18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평양 중구역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평양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이날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했다. 사진=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한편 수행단으로 평양을 방문한 우리측 정치인, 경제인, 시민사회단체·종교계 대표 등은 북측 관계자와 별도로 만났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특별수행원들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과 이날 오후 만수대의사당 대회의장에서 면담했다. 이 자리에 참가한 남측 수행단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장상 세계교회협의회 공동의장,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다. 
     
 
평양 중구역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평양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면담에 앞서 김 상임위원장이 특별수행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영춘 해수부 장관, 도종환 문체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 상임위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사진=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북측 인사들은 우리측 수행단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평양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 평양에서 북남 수뇌부 상봉에 대한 기대가 참 크다"면서 “북남은 물론 국제사회가 관심을 두고 있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 통일의 국면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비롯한 경제인들과 공공기업대표들은 이날 인민문화궁전에서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회동했다. 리 부총리는 “남측의 경제에 명망 있는 여러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한다"며 “오늘 처음 뵙지만 다 같은 경제인이고 통일을 위한 또 평화 번영을 위한 지점이 같아 마치 구면인 것 같다"고 웃으며 반갑게 맞이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대표들도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을 만나는 등 분야별로 북측 인사들을 만나 한반도 평화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북측 인사 6명, 남측 인사 10명이 참석했다.
한편 여야 3당 대표와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의 접견은 일정상 착오가 생겨 취소됐다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밝혔다.

관련기사

키워드 연관기사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