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지난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확대 정상회의를 갖고 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믹 멀베이니 대통령 비서실장 대행이 배석했고,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사진=워싱턴포스트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 트위터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양측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달 30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비핵화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때가 되면 비핵화를 할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이 현재의 셈법을 바꾸고 입장을 재정립해가지고 나오는 조건하에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언론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최선희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김정은의 공식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최선희는 조선중앙통신사와의 문답에서 "미국 국무장관 폼페오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경로변경'을 운운하였다"며 "이것은 최대의 압박과 경제봉쇄로도 우리를 어쩔 수 없게 되자 군사적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기어이 우리 제도를 무너뜨려 보려는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최선희는 또  "미국이 운운하는 이른바 '경로변경'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선택도 될 수 있다.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시한부 내에 자기 입장을 재정립해가지고 나오지 않는 경우 미국은 원치 않는 결과를 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5월 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진정으로 좋고 신뢰할만한 협상, 진정한 대화를 하기 위해 충분한 인내심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면서 “만약 협상이 결렬되고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분명하게 경로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마이클 모렐 전 중앙정보국(CIA)국장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같이 언급하며 “하지만 우리의 임무는 매우 분명하다. 국무부는 협상을 통한 해결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멋진 동맹이자 이러한 대화에 나서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훌륭한 파트너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과 완전한 비핵화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렇다. 순전히 김정은 위원장이 근본적인 전략적 결정을 할 지 여부에 달린 문제"라고 답했다. 김정은이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폼페이오 장관 자신에게 6차례쯤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밝혔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겐 단순히 군사적 전략 결정뿐 아니라 정치적 전략 결정도 있다"며 “미국은 김 위원장이 정치적 전략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김정은이 결단을 내려줄 것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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