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최고권력자 김정은이 9월 19일 ‘5월1일 경기장’에서 '빛나는 조국'을 관람 후 연설이 끝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남북한 협력에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비핵화에선 큰 진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 9월 20일자 따르면, 그는 “북한은 또한번 ‘핵 신고, 외부 검증 수용, 핵 불능화 일정 제시’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영변과 서해(동창리)에서 양보 카드를 제시한 것은 결국 앞으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는 중단하겠지만 (핵)무기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중앙일보는 9월 19일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8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회담의 핵심이었던 ‘비핵화’에서는 성과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상응조치 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은 당초부터 영변에 국한된 사찰을 원하지 않는다"며 “모든 핵시설과 핵물질에 대한 검증이 가능한 ‘리스트’를 원했지만 얻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군사전문가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 해체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찾아볼 수 없다"며 “미국은 이제 ‘냉각탑 폭파’ 같은 상징적 조치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은 평양의 ‘유혹의 말’에 굴복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평양 옥류관 직원들이 9월 1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등 남측 방북단의 오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남북이 발표한 경제계획들이 유엔 대북제재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예측하기 힘들지만 협상 실무팀은 이번 회담 결과만으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반해 해리 카자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소장은 “3차 남북 정상회담은 성공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실제 약속을 지키는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이번 남북 간 합의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워싱턴이 찾고 있던 사인(sign)이었다"며 “이번 회담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누가 무엇을 양보했느냐가 아니라 남북이 ‘화염과 분노’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게 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매우 흥미롭다(very exciting)"고 했다가 몇 시간 후 다시 “북한이 비핵화를 재약속한다. 우리는 먼 길을 걸어 왔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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