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9일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함께 보고르 대통령궁 테라타이 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7일 한반도 평화정착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진도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일간지 ‘꼼빠스(Kompas)’에 실린 서면인터뷰에서 “신뢰 구축의 실질적 단계로서 종전 65주년인 올해 한반도에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하는 종전선언이 이뤄진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9월 9일부터 2박3일간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졌다. 1965년 창간한 인도네시아 최대 일간지인 꼼빠스는 중산층을 주독자층으로 두고 있으며 발행부수는 50만~60만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번 서면인터뷰를 통해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관계, 한반도 정책의 핵심요소,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인도네시아 역할, 신남방정책의 주요 목표 등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통해 남한과 북한, 미국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대한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며 “역사적인 정상간 합의를 토대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여정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는 1950년대 이래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처럼 이미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협력과 교류 증진의 틀 안으로 북한을 포용한다면 한반도 평화는 물론 인도네시아의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당부했다.
     

1965년 창간한 인도네시아 최대 일간지인 꼼빠스는 중산층을 주독자층으로 두고 있으며 발행부수는 50만~60만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꼼빠스 홈페이지 캡처
 
다음은 꼼빠스와의 서면인터뷰 전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먼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합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종합순위 4위를 달성, 스포츠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금번 아시안게임은 45개 아시아 참가국 모두 하나가 되는 평화와 화합의 축제였습니다. 전 세계가 아시아의 힘과 에너지를 보고, 느끼고, 함께 즐겼습니다. 따뜻한 환대와 열띤 응원으로 아시아인의 자긍심을 높여준 인도네시아 국민 여러분께 찬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남북선수단의 공동입장과 남북단일팀 참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조코위 대통령님과 아시안게임 관계자 여러분께도 각별한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나는 작년 11월 조코위 대통령님과의 만남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우리는 서로 우산을 씌어주며 함께 나무를 심었고, 시장에 들러 바틱 셔츠를 골랐습니다. 우리의 대화는 양국 우호관계의 역사부터 미래 발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 조코위 대통령님의 국빈 방한을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의 우정은 더욱 깊어지고 양국관계의 폭과 깊이가 더욱 확대되리라 믿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인도네시아가 왜 중요하다고 보시는지? 오늘날 한-인니 관계의 핵심 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인도네시아는 아주 큰 나라입니다. 인구는 세계 4위에 이르고, 다양한 민족과 언어를 통합하고, 5%에 달하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조코위 대통령님의 사람 중심의 철학과 리더십에 힘입어 아세안의 중심국가로 우뚝 서고 있습니다. 나 또한 사람 중심 경제로 포용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양국관계의 핵심 축은 바로 ‘사람’ 입니다. 한국 국민들은 인도네시아의 자연과 문화, 음식을 아주 좋아해서, 한해 35만 명의 한국 사람들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도 드라마, K-pop 같은 한류 문화를 즐기며, 한국에 대해 높은 호감을 보이고 있다고 하니, 반갑고 감사한 일입니다. 국민들 마음의 거리가 이렇게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모든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라는 강력한 요구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취임하자마자 역대 최초로 아세안에 특사를 파견했고, 아세안 국가 가운데 인도네시아를 첫 국빈방문지로 찾았습니다. 아세안과의 관계를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획기적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신남방정책’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양국 협력의 범위는 이미 전투기와 잠수함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하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2022년까지 교역규모를 300억불로 확대하고, 석유화학, 자동차 산업, 공작기계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대통령님께서는 현재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긍정적인 상황을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습니다. 대통령님의 한반도 정책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무엇인지? 올해 말까지 어떠한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하시는지?
 
“한반도 정책의 가장 기본은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평화를 일상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오랜 염원입니다.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통해 남한과 북한, 미국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대한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습니다. 역사적인 정상간 합의를 토대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문제는 정상들 간의 합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것인데, 올해 말까지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진도를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관련국간 신뢰 구축이 중요합니다. 신뢰 구축의 실질적 단계로서 종전 65주년인 올해 한반도에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하는 종전선언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한국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북관계 발전은 물론, 북미 관계 개선과 비핵화 촉진을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조코위 대통령께서는 4월에 주(駐)인도네시아 한국대사와 북한대사를 대통령궁으로 초청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축하한 바 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
 
“그간 인도네시아가 한반도 평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온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지난 7월 조코위 대통령께서 특사를 파견하셔서, 아시안 게임에 남북 정상을 공동으로 초청해 주셨습니다. 그 자체로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해, 너무나 아쉽게 생각합니다.
인도네시아는 1950년대 이래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처럼 이미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협력과 교류 증진의 틀 안으로 북한을 포용한다면, 한반도 평화는 물론 인도네시아의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인도네시아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작년 인도네시아 순방 계기에 ‘신남방정책’을 발표하셨습니다. 임기동안 신남방정책을 추진하시면서 이루고자 하시는 주요 목표가 무엇인지?
 
“아세안의 국제적 위상이 아주 높아졌습니다. 나는 아세안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만큼 아세안과의 관계 격상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한국의 외교를 다변화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세안과의 관계를 주변 4대강국 수준으로 높이는 것은 경제 분야 뿐 아니라 외교안보 등의 전 방위 분야에서 협력을 높여나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작년 11월 자카르타에서 발표한 ‘신남방정책’은 그 비전입니다. 주요 목표는 아세안과 한국의 협력 수준을 대폭 확대해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미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사람’간 교류 증진을 통해 우호협력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고, 실질협력 사업을 보다 많이 발굴해, 상생 번영의 기회를 확대하고, 한반도와 아세안,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창설과 통합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국과 아세안이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와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많습니다. 한-인니 양국 국민들 간 상호 문화 이해를 제고하고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양국이 어떤 노력을 함께 할 수 있을지?
  
“인도네시아 국민들께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좋아해 주신다니, 반갑고 기쁩니다. 한국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한국에서도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아세안을 더 깊이 알고자 하는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9월 제가 자란 부산에 아세안 대화상대국 중 최초로 ‘아세안 문화원’을 설립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인도네시아의 전통 혼례 복장, 전통 탈, 바틱 등을 직접 보고, 보로부드르 사원을 가상현실(VR)을 통해 체험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강좌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음식과 문화도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양국 국민들이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다양한 노력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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