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후보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사진=바른미래당
9월 2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대회에서 손학규 후보가 득표율 27.02%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날 선거는 온라인 조사와 지난달 31일부터 3일간 진행된 자동응답전화 조사 등을 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투표 방식은 1인 2표였으며, 투표 반영비율은 책임당원 50%·일반당원 25%·국민여론조사 25%로 구성됐다.
      
하태경 후보가 22.86%를 얻어 2위를 차지했고, 이준석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이 19.34%로 3위를 차지했다.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는 권은희 전 의원이 당선됐다. 선출직 지도부 4명 중 손학규 대표를 제외한 3명이 바른정당 출신이다.
         
1947년생인 손학규 신임 대표는 경기고·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서강대 등에서 교수생활을 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후 광명시 재보궐 선거에서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김영삼 정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으며 2002년에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되기도 했다.
      
대권(大權)에 뜻을 뒀던 그는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 통합민주당을 만들었지만 이후 그의 정치행로는 험난했다. 2011년 민주통합당 창당 과정에서 당 대표직을 사임하고 대선 경선에 도전했으나 문재인 현 대통령에게 졌다. 이후 2014년 7월 재보궐 선거에서 수원병에 출마, 낙선한 후 정계 은퇴를 떠났다. 이후 전남 강진군 만덕산에서 칩거하면서 정계 복귀를 저울질해왔다.
   
마침내 2016년 10월 당시 정치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흐르면서 정계 지각변동이 일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2017년 2월 국민의당에 입당해 상임고문이 됐다. 그러면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를 적극 지원했다. 이후 지난 6월 민선 7기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을 보궐선거 출마를 놓고 고심해왔으나 당내 공천 갈등으로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선거로 당 대표가 됐지만 손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우선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로 갈라져 있는 당을 통합하는 일이 최우선 업무다.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후보 토론회에 나온 후보들. 사진=바른미래당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손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당의 통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안의 분열, 우리 안의 진보·보수, 우리 안의 영남·호남, 우리 안의 계파 등 모든 이분법을 뛰어넘어 우리 안의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며 "없는 살림에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것처럼 볼썽사나운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정치 개혁을 위한 제 정파의 통합이 필요하다"며 "지역주의 정치체제로 만들어진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를 바꾸고 국회가 주도하고 국민이 승인하는 개헌 프로세스를 크고 작은 모든 정파 지도자들과 함께 논의하겠다"며 "나라를 망치는 두 괴물인 제왕적 대통령제·승자독식 양당체제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손 신임 대표는 또 "지난 2012년에 제시한 ‘저녁이 있는 삶’은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 나누기나 하자는 말이 아니라 성장과 분배를 같이 이룩해서 여유가 있는 삶을 통해 행복을 찾자는 것이었다"며 "바른미래당의 소중한 가치는 진보와 보수, 좌와 우를 아우르는 중도개혁의 길"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의 과제 중 또 하나 시급한 문제는 당 지지율 제고(提高)다. 현재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5%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앞으로 야권발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며 "지금은 (바른미래당의) 내부를 반성하고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7선(選) 경력의 이해찬 대표가 당선된 데 이어 이날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 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여의도 정가에서는 거꾸로 가는 ‘올드보이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얼마만큼의 개혁 의지가 있는지에 따라 올드보이와 골드보이가 나뉜다"면서 "제가 나이는 많지만 바른미래당이 정치개혁의 주역·선봉장이 되도록 제가 역할 하겠다는 점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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