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승주 기자 사진 : 이경민 기자 |
강인수(姜仁秀) ●1953년 서울출생 ●연세대 의대 졸업(1978년) ●미국 텍사스 주립 의과대학 방문교수 ●現 대한생식이학회지(Clinical and Experimental Reproductive Medicine) 편집위원장 ●前 관동의대 산부인과 교수. 前 제일병원 불임, 생식내분비과 교수 ● 現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시험관아기센터 교수 |
PGD로 성별 구별 할 수 없다
▶ PGD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률(임신)은 어느 정도인가요?
“PGD를 하는 이유에 따라 달라요. 유전병으로 PGD를 하는 경우에는 성공률이 비교적 높아요. 자기 집안 내력을 익히 알고 있으므로 부부가 비교적 젊을 때 찾아옵니다. 부부가 젊을수록 임신율이 높거든요. 특히 아내가 젊으면 난자를 많이 키울 수 있어서 수정란을 10개 이상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유전병일 경우 절반은 건강한 배아거든요.
반면, 염색체 이상일 경우는 임신율이 좀 낮습니다. 유산 경험이 많거나 나이 들어서 오는 부부가 많아요. 또 정상 배아율이 20%로 낮기 때문에 임신율이 낮을 수밖에 없어요. 여성이 나이가 많으면 난자가 적게 나오니까 더 어렵죠. 수정란이 10개 미만으로 나오면 PGD시험관을 할 수가 없어요. 10개 나와도 염색체 이상이 없는 배아는 1-2개밖에 선발이 안 되어요. 어떤 때에는 하나의 배아도 못 찾는 수도 있어요.“
▶ 한 달에 PGD 시험관아기 시술을 열 케이스 정도 밖에 못하나요?
“염색체 이상은 검사와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니까 두 달 정도면 시술에 들어갈 수 있어요. 반면, 유전병인 부부가 오면 검사를 완료해서 시술에 들어가기까지 꽤 오래 기다려야 해요. 유전병의 경우 오진율을 낮추기 위해서 그 유전자에 대한 검사와 연구 등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난소기능이 떨어진 여성의 경우 난자 채취를 먼저하고 수정란을 모으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 PGD 시술의 경우 다른 환자와 진행이 겹치면 안 되기 때문에 그 일을 전담하는 배양연구원과 유전학 연구원이 전혀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는 거죠."
▶ PGD 시술을 통해 성별을 구별할 수 있나요.
“절대로 안 됩니다. 법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허용할 수 없어요. 유럽 각국의 PGD센터에서도 성별검사를 해주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유전병 때문에 자식 낳기 두려운 가정마다 직접 다니면서 용기를 주고 싶다고 하는 강교수를 보며 마치 PGD 시험관아기 시술 전도사처럼 느껴졌다.
“(PGD시험관시술이) 정말 매력적인 의술입니다. 자자손손 대물림되는 치명적인 유전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축복입니까. 그 집의 불행을 차단해 주는 거니까요. 한 집안에 유전병이 생기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열등감과 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큰지 아십니까.
저는 간혹 피터팬을 떠올린답니다. 후크선장이 피터팬에게 졌을 때 이렇게 말했잖아요. ‘앞으로 너의 자녀, 또 그 자녀에까지 쫒아가면서 계속 괴롭힐거다’라고. 이보다 더 무서운 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피터팬이 후크선장과 끝까지 싸웠고 드디어 이겼을 때의 기분… 그걸 제가 느끼고 삽니다.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고 연락이 오면 너의 후손, 그 후손까지 쫓아가서 괴롭히겠다던 후크선장을 물리친 기분이랄까요. (웃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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