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는 동안에 빛 속을 걷지 않으시렵니까?"
 
<길은 여기에>, <이 질그릇에도>에 이어지는 미우라 아야꼬(三浦綾子, 1922~1999)의 세 번째 자전적 에세이 <빛이 있는 동안에>. 1971년 1월호부터 같은 해 12월호까지 일본의 유명 여성잡지 <슈후노또모>(주부의 벗)에 연재한 신앙 에세이다. 죄, 인간, 자유, 사랑, 허무, 하나님, 그리스도, 십자가, 부활, 성경, 교회, 기도 등에 관해 12차례에 걸쳐 비신자들에게 소개하는 전도의 글이다.
 
천황을 신으로 숭배했고, 각 신사에서 수많은 신들을 섬기는 일본인이기에 복음을 들으려 하지 않았고 저항과 비난, 공격도 따랐다. 그러나 하나님께선 '미우라 아야꼬'라는 죽음의 문턱에서 하나님을 만난 약한 자, 신학을 전공한 적 없지만 하나님을 진실로 구했던 겸손한 자를 통해 많은 일본인에게 자신을 계시하셨다.
 
일본은 지금으로부터 500여 년 전 1549년에 일찍이 기독교가 들어갔고, '가가와 도요히코' '우찌무라 간조'와 같은 세계적인 목회자·신학자, 소설 <침묵>의 '엔도 슈사쿠', <빙점>의 '미우라 아야꼬'와 같은 세계적인 기독교 작가를 배출했다. 나가사키 등에는 기독교 순교의 피가 흘려진 성지가 존재한다. 이토록 일본의 기독교 역사는 길고 위대한 인물들을 많이 낳았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기독교인이 인구의 1%에 미치지 못하는 복음의 불모지로 우리가 선교해야 할 땅이다. 우리가 사랑해야 할 나라와 민족이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서 한일 관계 사이에 놓여 있는 오랜 갈등을 풀 수 있는 건 결국 '복음'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도 하나님으로선 하실 수 있기에.
 
"과거는 상관없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한 걸음을 당신도 그리스도의 사랑 손길에 이끌려가며 걷고 싶다고 생각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당신의 인생을 기쁨으로 넘친 인생으로 바꾸고 싶다고 생각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당신에게 아무리 어렵게 보여도 하나님이 도와주시는 겁니다. 그리스도는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사람으로선 할 수 없는 일도 하나님으로선 하실 수 있다’고. 빛이 있는 동안에 빛 속을 걷지 않으시렵니까?"(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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