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지 21일 만에 처음으로 한국 라면을 끓여 먹었다. 오랜만에 라면을 마주하며 김훈 작가의 글 「라면을 끓이며」를 떠올렸다. 김훈 작가가 말했듯, 라면은 한국인 가슴 속에 인이 박인 음식이다. 별 다를 것 없는데 한동안 안 먹으면 계속 생각난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라면을 먹어왔다. 거리에서 싸고 간단히, 혼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다. 그 맛들은 내 정서의 밑바닥에 인 박여 있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 쓸쓸한 것이 김밥과 함께 목구멍을 넘어간다. 이 궁상맞음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 당신들도 다 마찬가지다. 한 달 벌어 한 달 살아가는 사람이 거리에서 돈을 주고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은 뻔하다.
라면이나 짜장면은 장복을 하게 되면 인이 박인다. 그 안쓰러운 것들을 한동안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공연히 먹고 싶어진다. 인은 혓바닥이 아니라 정서 위에 찍힌 문양과도 같다. 세상은 짜장면처럼 어둡고 퀴퀴하거나, 라면처럼 부박(浮薄)하리라는 체념의 편안함이 마음의 깊은 곳을 쓰다듬는다.
이래저래 인은 골수염처럼 뼛속에 사무친다.>
-「라면을 끓이며」중에서
  
몸이 고향의 음식을 그리워하듯, 우리의 영혼도 본향의 음식을 그리워함을 생각해본다. 영혼의 양식,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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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Life Church in Oklahoma, 오클라호마 라이프 처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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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라호마시티 하늘
But may it never be that I would boast, except in the cross of our Lord Jesus Christ, through which the world has been crucified to me, and I to the world.
-Galatians 6:14 NASB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갈라디아서 6:14 K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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