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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보험 가입자는 개인 실손보험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위원회는 작년에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았다. 그래픽=뉴시스DB

우리는 살아가면서 갑자기 큰 돈 나갈 위험이 있을 때를 대비해 보험에 듭니다. 보통 보험료는 발생확률에 보험금을 곱한 수치를 기초로 산정되기 때문에 발생확률이 적을수록 보험료가 싸지는데요, 암과 같은 질병은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발생확률도 높아져서 보험료가 예전보다 비싸졌지만, 발생확률이 워낙 높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분들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 어디가 아플지는 모르는 일인데요, 이럴 때를 대비한 것이 바로 의료실비보험(실손보험)이지요. 전문가들은 보장성보험을 딱하나만 남긴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말합니다.

 

요즘 실손보험(2013년 이후 가입)은 1년 갱신형인데요, 보험료를 내면 적립되는 부분이 없이 바로바로 소멸되어 버립니다. 매월 내는 보험료는 30세기준 1만원 정도밖에 안 되니까 매우 싼 편이지만, 그래도 아프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지요.

 

그러다보니, 젊어서는 병원갈 일이 별로 없는데, 실손보험을 꼭 들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아프지도 않은데 실손보험을 드는 이유는
갑자기 질병에 걸리거나 상해를 당했을 때 의료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실손보험을 처음 가입하는 시점에 이미 지병이 있으면 보험회사에서 안 받아주기 때문에 미리 가입해 놓는 의미도 큽니다. 요즘은 40대만 되어도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는 경우가 많아 보장성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요.

 

2018년말 기준 개인실손보험 가입자는 3천 396만건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66%정도가 가입해 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실손보험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큰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단체보험을 가입해주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단체보험과 실손보험 보장이 중복되어서 개인적으로 보험료를 내야하는 실손보험에 일부러 가입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지요.

 

그런데, 보장이 중복되는 것은 맞지만, 보통 개인이 가입하는 실손보험은 입원비 한도가 5천만원인데 반해 단체보험은 그보다 한도가 낮은 것(1천만원, 3천만원)이 일반적이지요. 직장인들이 퇴직을 하면서 실손보험에 가입하려고 해도 이미 유병자라서 가입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래서, 금융위원회는 작년에 단체실손을 개인실손으로 전환하는 장치를 마련해놓았습니다. 단체실손에 가입되어 있는 사람이 퇴직을 할 때 개인실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5년이상 단체실손 가입한 사람이 5년간 보험금을 200만원 이하로 수령하고 10대 질병 이력이 없으면 동일한 보장의 개인실손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또, 금융위원회는 개인실손에 가입한 후 취직을 하는 직장인들이 보험료를 이중부담하지 않도록 단체실손에 중복가입한 경우 개인실손 보험료 납입을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이에 대한 요건은 개인실손 가입 후 1년 이상 유지한 경우인데요, 단체실손과 개인실손의 보장이 중복되는 보장종목만 중지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두 상품이 구조가 달라서 실제적으로 중지하는 경우는 많지 않죠. 그래서, 어떤 회사의 경우 개인실손 가입자는 단체실손을 입원일당 보장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개인실손과 단체실손의 선택가능한 조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택 가능한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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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개인보험             단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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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형                 실손보험            입원일당보험
    B형                 실손보험              실손보험

    C형                    없음                 실손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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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실손이 있는데 B형을 택하는건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암보험 같은 것은 여러 보험사에 가입해도 각각의 보험사에서 중복해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실손보험은 그야말로 ‘실제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이라 중복가입을 해도 보상받은 액수는 거의 같습니다. 가입한 보험사가 안분해서 보상을 해주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여러분이 다니는 회사에서 위와 같은 선택옵션을 준다면 개인실손이 있는 분들은 웬만하면 선택2안을 택하시는 것이 현명해보입니다.

 

실손보험 등 질병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지금보다는 노후 의료비에 대한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노후 의료비는 보장성보험을 통해서 준비하거나 의료비를 미리 저축하는 것을 통해 준비할 수 있는데요, 사실 보험은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필요가 없습니다. 퇴직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이제와서 보험을 무리하게 가입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노후 의료비 통장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kbskangp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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