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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8월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신임 검사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은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 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히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대검찰청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지금 검찰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공익의 대변자요, 사정의 중추기관인 검찰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어떠한 정치적 권력이나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우뚝 바르게 서 있는가. 아니면 오로지 권력바라기만 하며 권력쪽으로 굽어 있는가. 권력이 연루된 주요 사건 수사가 왜 '개점휴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지지부진한가.
 
작년 7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총장이 임명되고, 문 대통령이 "산 권력도 수사하라"고 지시하면서 국민은 진짜 검찰의 모습을 잠시나마 볼 수 있었다. 면후심흑(面厚心黑), 후안무치, 표리부동,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상징인 조국을 기소하고, 대통령을 형(兄)으로 불렀다는 유재수 부산 부시장을 구속하고, 청와대가 연루된 울산시장 선거 공작을 파헤치는 검찰 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산 권력' 수사를 볼 수 있었다.
 
지금 그 검찰 모습은 어디 갔는가. 살아 있는 권력을 성역없이 파헤치고 있는 윤 총장을 어떻게든 찍어내려는 '여권의 반법치, 반민주의 광란(狂亂)'에 검찰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피의자 추미애, 피고인 조국, 최강욱, 황운하 등이 검찰을 향해 ‘역모’ ‘쿠데타’ ‘파쇼’ 등 날을 세우는 적반하장의 극치에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검찰의 권력수사 기능을 형해화(形骸化)하고, 정권이 통제하기 쉬운 경찰을 ‘공룡’으로 만드는 심각한 개악(改惡)에 왜 침묵하는가.
 
검찰은 지금이라도 울산시장 선거 공작, 윤미향 횡령, 라임·옵티머스 사기, 박원순 피소 유출 사건 등 중단된 권력 비리를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울산시장 선거 공작은 문 대통령이 "당선이 소원"이라고 했던 30년 지기(知己) 여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 7개 부서가 총동원된 사건인데 왜 수사가 대통령 앞에 멈춰 서 있는가. 차고 넘치는 수많은 증거와 정황에 의해  정의연의 회계 부정을 밝히라는 윤미향 수사는 왜 2개월이 넘도록 아무 소식이 없는가. 단군 이래 최대 사기 사건인 라임·옵티머스엔 왜 '정권 비리'가 덮이는가. 박원순 피소 유출 수사는 왜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인가.
 
윤 총장은 지금이라도 오로지 '국민'과 '헌법'만 바라보고 '법불아귀(法不阿貴,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의 기개로 살아 있는 권력 비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에는 춘풍같이 부드러웠고, 죽은 권력에는 추상같이 엄했던 과거의 굴절된 검찰 모습을 타파하고, 검찰의 존재 이유며, 지켜야 할 절대가치인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견지하여 독재와 전체주의로 치닫고 있는 현 정권의 비리를 뿌리채 파헤쳐야 한다. '정권의 충견(忠犬)'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검찰권을 정치권력에서 완전히 독립시키는 것이야말로 검찰개혁의 알파요, 오메가다. 부디 윤석열 검찰이 '정권의 입맛'이 아니라 오로지 '국민의 입맛'에 따라 거악(巨惡) 척결과 정의 실현이라는 본연의 사명에 투철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 "나라가 니 꺼냐"는 국민의 외침에 답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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