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조예가 깊은 지인이 몇 년 전 하와이로 여름휴가를 갔다. 유명한 와이키키 해변과 쇼핑센터 등에는 사람들이 붐볐고, 그중에는 한국 관광객도 무척 많았다고 한다. 그 지인은 따로 시간을 내서 화가 모딜리아니의 작품이 소장된 미술관을 찾았다. 그런데 모딜리아니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물며 그림을 유심히 보고 있는 일본인 노(老)부부가 있었다고 한다.
지인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러곤 혹시나 싶어 노부부에게 모딜리아니 그림과 관련해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는지 말을 걸었다.
노부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인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러곤 혹시나 싶어 노부부에게 모딜리아니 그림과 관련해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는지 말을 걸었다.
노부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좋아해요. 이 미술관에 있는 그의 작품을 직접 보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았는데 이번에 오랜 소원을 실현하려고 하와이를 직접 찾았지요."
“유명한 관광지인 하와이를 방문해 오로지 그림 한 점을 보고 간다"는 노부부의 말을 듣고 지인은 일본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독특한 현상을 하나 꼽으라면 ‘소망의 단일화’라고 말할 수 있다. TV 예능이나 다큐멘터리 출연자들에게 소망을 물으면 “여행"이라고 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제대로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많고, 진정한 여행 마니아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 많은 사람이 ‘여행’이라는 동일한 소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좀 기이해 보이기도 하다. 이유도 여럿 있을 것이다.
소망이 뭐냐고 물었을 때 ‘여행’이라고 답하는 것은 일단 무난하다. 비용과 시간만 들이면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 또 여행에는 특별한 지식이나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다. 비용 마련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여행을 떠나는 데는 딱히 그런 노력 없이도 가능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20대 젊은이들까지 자신의 소망을 ‘여행’이라고 말하는 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젊은 세대의 여행을 탓하려는 게 아니다. 젊은이들이 중장년층과 비슷한 생각으로 여행을 가겠다는 태도가 안타깝다는 것이다.
‘홍콩’의 이미지 중 하나가 ‘쇼핑’이다. 그런데 미술 작품 수준이 높은 소규모 갤러리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도시가 바로 ‘홍콩’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 청년 중에 홍콩 미술관 투어를 가는 사람이 얼마쯤 있을까?
“유명한 관광지인 하와이를 방문해 오로지 그림 한 점을 보고 간다"는 노부부의 말을 듣고 지인은 일본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독특한 현상을 하나 꼽으라면 ‘소망의 단일화’라고 말할 수 있다. TV 예능이나 다큐멘터리 출연자들에게 소망을 물으면 “여행"이라고 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제대로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많고, 진정한 여행 마니아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 많은 사람이 ‘여행’이라는 동일한 소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좀 기이해 보이기도 하다. 이유도 여럿 있을 것이다.
소망이 뭐냐고 물었을 때 ‘여행’이라고 답하는 것은 일단 무난하다. 비용과 시간만 들이면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 또 여행에는 특별한 지식이나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다. 비용 마련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여행을 떠나는 데는 딱히 그런 노력 없이도 가능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20대 젊은이들까지 자신의 소망을 ‘여행’이라고 말하는 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젊은 세대의 여행을 탓하려는 게 아니다. 젊은이들이 중장년층과 비슷한 생각으로 여행을 가겠다는 태도가 안타깝다는 것이다.
‘홍콩’의 이미지 중 하나가 ‘쇼핑’이다. 그런데 미술 작품 수준이 높은 소규모 갤러리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도시가 바로 ‘홍콩’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 청년 중에 홍콩 미술관 투어를 가는 사람이 얼마쯤 있을까?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 하지만 나이 든 이후에 갈 수 있는 ‘관광성’ 여행을 20~30대 젊은 세대가 떠나는 현상은 ‘아닌 듯’ 싶다.
물론 고생을 감수하며 해외 배낭여행을 하는 청년들도 있다. 하지만 고생하느냐, 하지 않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왜, 어떤 이유로 여행을 떠나며, 그 여행에서 무엇을 얻고 왔느냐가 더 중요하다. 목표가 뚜렷하고, 배울 것도 있고, 개성도 있는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물론 고생을 감수하며 해외 배낭여행을 하는 청년들도 있다. 하지만 고생하느냐, 하지 않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왜, 어떤 이유로 여행을 떠나며, 그 여행에서 무엇을 얻고 왔느냐가 더 중요하다. 목표가 뚜렷하고, 배울 것도 있고, 개성도 있는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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