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비정규직 제로(zero)’ 정책이 추진돼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로부터 특히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선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시행했다. 고용노동부는 2017년 7월 공공 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모두 3단계에 걸쳐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단계로 중앙 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국립대 교육기관 등이 전환 대상이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17만4935명 중 올해 8월까지 8만5043명이 정규직으로 전환했거나 전환 결정이 완료됐다.
           
2단계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출연·출자 기관, 공공 기관 자회사, 지방공기업의 자회사 등이 대상이고, 3단계 대상로는 일부 민간 위탁 기관 등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교통공사, 인천공항공사 등에서 나타난 것처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해당 기관 임직원과 노조의 '친인척 고용 세습', 산하 협력업체 직원들의 공공기관 정규직화 등 편법 등 각종 비리가 드러나고 있다.
          
국회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사례들을 보면 사태는 심각하다.
       
서울교통공사 직원 1만7084명 중 1912명(11.2%)이 친인척이고, 그중 108명은 무기계약직 입사 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전·현직 노조 관계자 9명의 친인척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실도 확인됐다. 교통공사 대해서는 현재 ‘채용 때 임직원의 친인척을 우대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도 마찬가지다. 회사 간부들의 형제, 조카 등이 채용된 사례가 14건으로 확인됐고, 협력업체 간부가 자신의 회사에 자식을 비정규직으로 입사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한국전력과 협력업체 사이에서는 민주노총까지 개입해 ‘협력업체 정규직’에서 ‘한전 정규직’으로의 자리 이동 요구가 벌어지고 있다.
          
사회적 약자(弱者)를 배려하기 위해 추진된 정책이 공공기관 임직원과 노조, 산하 업체 정규직 등의 기득권 확대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은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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