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고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했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그는 성추문이 들통 나자 극단적 길을 선택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피해 여성에게 ‘냄새가 맡고 싶다’, ‘오늘 몸매가 멋있다’, ‘Sex를 알려주겠다’, ‘너가 남자를 몰라서 결혼을 못 한 거다’, ‘집에 혼자 있어? 내가 갈까? 나 별거 중이야’ 등의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인권위는 피해 여성이 “시장님이 서재에서 스킨십을 시도했고 손을 잡아달라고 해서 뒤에서 내밀었다", “시장님이 저를 여자로 보는 것 같다", “오침 시간에 깨우러 들어갔을 때 안아달라고 해서 거부했는데도 안아달라고 했다"고 하는 참고인들의 증언도 확보했다.
이뿐 아니다. 박 전 시장이 러닝셔츠만 입은 자신의 사진을 보내면서 “너도 보내줘", “이건 옛날 거잖아, 지금 찍은 거 보내줘"라고 요구했으며, 성관계 과정을 줄줄이 얘기한 뒤 비밀 대화를 다 지우고 텔레그램 대화방을 나갔다는 내용도 있다.
비서로 일했던 피해 여성은 서울시장이라는 거대 권력을 갖고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는 박원순의 손길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녀의 용기 있는 결단이 있었기에 ‘민주’, ‘인권’, ‘여권 신장’이라는 위선의 가면을 쓰고 정의의 사도인냥 행했던 그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
박 전 시장의 위선과 욕망은 그의 시정 전반에 걸쳐 나타나 있다. 박원순 시정 9년, 그 위선과 욕망의 암흑기를 평가한 책이 있다. ‘박원순은 살아있다: 흑서(黑書), 잃어버린 9년에 대한 서울시정 평가’는 △주택 △도시재생 △토목건설 △고용·노동 △여성·청년 △에너지 △보건의료 △조직·인사 △정무 △정책홍보 등 관계 분야 전문가 9인(나연준, 여명, 우성용, 이옥남, 이종원, 이순호, 주한규, 허현준, 김재원)이 박원순 시정 9년의 실정(失政)에 대해 분석한 책이다.
‘서울시민, 좌파적 몽상의 실험 대상이 되다’, ‘서울시정은 어떻게 Show가 되었나?‘ 책 첫 장과 마지막 장의 제목이다.
박원순은 서울시장이라는 거대 권력과 국민 혈세인 막대한 서울시 예산을 남용해 자신의 좌파적 몽상을 현실화하고자 했다. 그의 좌파적 몽상은 ‘한강공원의 괴물 조형물’, ‘서울고가 슈즈트리’, ‘옥탑방 황제체험쇼’, ‘집무실 서류탑쇼’, ‘도심농사 및 양봉사업’ 등 작위적이고 괴기한 결과물로 나타났다. 2018년 국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의 좌파적 몽상과 전시행정 쇼를 뒷바라지하던 서울시 하위직 공무원들이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려 16명이나.
박 전 시장이 미세먼지 비상조치로 하루 50억씩 3일간 150억 원을 들여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시행한 것을 두고 실효성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장님의 따뜻한 마음은 느껴지잖아요"라며 변호했다. 이는 국민 혈세가 아닌 시장 자신의 주머니를 열었을 때만 합당한 얘기이다. 시민에게 걷은 세금을 도로 나눠주며 마치 자기 돈을 쓴 것인 냥 생색내는 건 좌파들의 트레이드마크인 듯싶다.
책 10장은 ‘좌파의 병참지기가 된 서울시’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은 ‘참여연대’, ‘희망제작소’,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좌파 시민단체들의 출범 및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좌파 진영의 파이를 키워냈다. 그리고 서울시장이 된 이후에는 서울시라는 베이스를 중심으로 제도권과 좌파 시민사회를 연결해 일자리와 먹거리를 제공하고 측근 인사들을 요직에 앉혔다. 이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중앙정부-서울시-좌파 시민사회의 커넥션으로 이어졌다. 2017년에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이 인사수석으로, 김수현 서울연구원장이 사회수석으로, 하승창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사회혁신수석으로 임명됐다.
박 전 시장은 서울시를 사유화해 좌파 시민단체들과 민주당을 위한 서울로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 말했으나, 조국, 윤미향 사태, 박원순 사건에서 보듯이 문재인 4년·박원순 9년은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불의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청렴도 조사에서 서울시는 최근 3년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020년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은 서울시 공무원이 1118명으로 경기도(1631명)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의 실정(失政) 9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박 전 시장은 서울의 조선으로의 회귀, 후진국으로의 회귀를 추진했다. ‘도시재생’이란 미명 아래 지역 개발 및 재건축을 막았다. 낙후지역은 더욱 슬럼화됐고 그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이 떠안아야 했다. 아파트 공급을 막아 오늘날 서울시 집값 폭등을 초래했다. 박원순 서울시에서 주택·도시정책을 담당했던 인물이 당시 SH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 현 국토교통부장관이다. 변 장관의 행적을 볼 때 그의 부동산 정책은 국민들을 더욱 고통과 절망으로 몰고 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시장은 조선시대 양반처럼 본인은 호의호식하며 가난한 시민들에겐 안빈낙도(安貧樂道)를 권면했다.
조선으로 회귀하고자 했던 박원순 정책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원자력 하나 줄이기’다.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에 부합하여 서울시에서 원자력 1기가 생산하는 전력량을 다른 수단으로 대체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정책에 이미 2조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그 효과는 극히 미미했다.
메인으로 내세운 대책이 ‘태양광 발전’. 현실성과 경제성이 없을뿐더러 국민 혈세가 좌파 진영 태양광 사업자들의 주머니로 흘러갔다. 이적단체 삼민투의 회장으로 1985년 서울 미 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을 주도했던 좌파 운동권의 대부 허인회 씨는 태양광 사업을 하며 서울시로부터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책의 제목 그대로 ‘박원순은 살아있다’. 그는 죽었으나 그의 분신들이 여전히 살아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 곳곳에 아직도 냄새가 진동한다.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서울시를 본래 주인인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놓는 시간이 돼야만 한다. 박원순 9년 시정의 잘못된 것들을 씻어내고 빛나고 향기로운 우리의 수도 서울로 탈바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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