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은퇴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첫월급을 받으면서부터 계획적인 지출을 위해 강제저축이 필요할텐데요. 그때 포트폴리오 일순위로 두는 상품이 주택청약종합저축(일명 청약통장)입니다.
이 상품은 주택을 청약하는데 필수적인데, 신규주택을 청약할 때 청약가점을 얻는데 뿐만 아니라 공공분양이나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요. 어떠한 경우에도 가입기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가입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자녀가 사회에 진출하기 전부터 부모님들이 서둘러 가입해두기도 하지요.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주택 소유나 세대주 여부, 연령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납입 방식은 일정액 적립식과 예치식을 병행해 매월 2만원 이상 50만원 이내에서 5000원 단위로 자유롭게 불입할 수 있는데요, 잔액이 150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월 50만원을 초과해 잔액 1500만원까지 일시예치도 가능합니다.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면 작년에 출시된 청년우대형청약저축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기존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청약기능과 소득공제 혜택은 유지하면서 재형기능을 강화한 통장이지요. 10년간 납입원금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최고 연 3.3% 금리로 우대하는데요, 일반 청약통장 금리보다 1.5%포인트 높습니다. 특히 2년 이상 통장 유지 시 500만원까지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제공합니다.
청년우대형청약저축 가입은 꽤 까다롭습니다. 직전 연도에 신고한 소득이 연 3000만원을 넘거나 소득이 없으면 가입할 수 없구요, 전·월세로 살면서 전입신고를 통해 세대 분리를 마친 청년만 가입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돈을 벌지 않는 학생은 가입이 안되고,
독립하지 않고 부모님의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 경우에도 가입을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요건이 까다로우니 뭔가 큰 혜택이라고 생각돼 요건이 되는 사람들은 무조건 청년우대형청약저축에 번 돈을 최대한 저축하는 것이 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청년우대형청약저축에 돈을 넣어 3.3% 이자가 붙은 돈을 찾으려면 통장을 해지해야 합니다. 통장을 해지하면 '주택청약'이라는 통장의 고유기능이 없어지기 때문에 애써 일찍 가입한 공도 함께 사라져 버리지요. 따라서, 집을 사는 용도로 돈을 찾는 것이 아니라면 아파트 청약을 위해 다시 청약통장에 가입해야 하겠지요. 그러니까 이 통장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돈을 모으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정책결정자들이 너무 현실을 모르고 일을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의 직장인은 연말정산 때,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액 240만원까지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은행에서는 직장인들에게 매월 20만원을 이 통장으로 자동이체 하라고 권유하지요. 이렇게 저금하면 1년이면 240만원, 2년이면 480만원, 5년만 되어도 1200만원이 통장에 쌓이게 됩니다.
하지만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이 통장은 아파트를 청약할 때 필요한 용도이기 때문에
그 전에는 통장에 있는 돈을 찾아서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서울지역 전용면적 25.7평 아파트를 청약할 때는 300만원만 예치가 되어 있으면 되지요.
매월 5만원씩만 불입하면 5년, 2만원씩만 불입해도 12.5년이면 300만원을 채울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전에 청약할 일이 있으면 모자란 액수를 한번에 채워넣을 수도 있구요. 공공분양이나 공공임대를 생각한다고 해도 월 10만원이상을 불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매월 10만원 이상을 불입해도 월10만원까지만 불입액이 인정되니까요.
연 240만원의 40%가 소득공제가 되니 그 혜택도 커보이지만,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의 직장인이라면 실상 한계세율이 6~15%(주민세 포함 6.6~16.5%) 정도이므로 연 10만원 안팎 정도의 세제혜택이 있는 것인데, 그리 큰 액수는 아닙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미덕이 확실한 반면 해지시 청약의 기회가 날아가 버리는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이런걸 고려해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회초년생이라면 주택청약종합저축에는 매월 2만원에서 10만원 사이의 금액만 가입하고 나머지 저축 여력으로 목돈마련을 위해 단기나 중기상품인 저축은행 적금(위험회피형)이나 적립식 펀드(위험선호형)에 가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지금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투자도 병행해야겠지요.
예전에는 일단 취직을 하면 따로 재무설계를 하지 않아도 직장에서 나오는 월급과 퇴직금만으로 평생을 지내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금리 고령화시대인 요즘 들어서는 그것이 너무 어려워졌지요. 이것이 제가 <강PD의 똘똘한 은퇴설계> 칼럼을 쓰고 있는 이유입니다. ferrier34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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