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염이 건강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고온에 노출될 때 사망 위험 정도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고온이 사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타분석’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에서 “국내 연구 수가 제한적이어서 각기 다른 폭염의 정의별로 사망의 위험을 평가하지 못했고 하위집단별 분석에서 취약인구집단의 위험을 충분히 규명하기 어려웠다"면서도 “75세 이상 고령 인구집단에서는 고온의 분석단위와 관계없이 사망의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고온은 심뇌혈관질환,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며 “향후 고온의 건강영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 적용 가능한 폭염의 기준을 마련하고 고온 노출에 민감한 집단에 대한 건강영향을 평가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온 변화, 강수량 변화, 자연재해 발생 등으로 나타나는 기후변화 현상은 인간의 건강과 삶에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미친다. 그 중 기온의 변화는 직접적으로 노출됨으로써 건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래 기후 시나리오를 적용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건강 위험을 예측한 연구들에 대해서도 체계적 검토가 이뤄진 적이 있는데 국외 환경에서 입증된 연구결과를 기초로 국내에 유추·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기온의 변화가 다르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지역마다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이 다르고, 인구집단 또는 개인의 생리적, 사회적 적응 역량에도 차이가 있어서다. 연구팀은 “우리의 건강 회복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고온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배경을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 일반 인구 및 사망자를 연구대상으로 정했으며, 사망과 고온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분석 자료를 활용, 기온 역치를 산출한 후 역치 이상의 기온에서 나타나는 관련성을 측정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두 가지 방법에 대해 각각 메타분석을 실시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먼저 연령별로 볼 때 75세 미만 인구집단의 경우 기온 1℃ 증가에 따른 위험은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이는 효과추정치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폭염으로 인한 위험은 분명하게 나타났다. 75세 이상 고령 인구집단에서는 고온의 분석단위와 관계없이 사망의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75세 미만과 75세 이상 인구집단 간 위험은 분석 단위가 기온 1℃일 때에는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폭염일 때에는 75세 이상 인구집단의 사망위험이 보다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노인 인구집단은 다양한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고 면역력이 낮아 상대적으로 고온에 견디는 신체적 적응 능력이 낮을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고 했다.
65세 이상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기존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온 1℃ 증가하면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각각 3.79%, 1.40%, 2.32% 증가한다. 이번 사망원인별 사망위험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심혈관질환 6%, 뇌혈관질환 4%, 호흡기질환이 2%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온 증가에 따라 주요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은 기존의 연구와 같다"고 했다.
연구팀은 “폭염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중보건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기준이 아닌 우리에게 적절한 기준을 찾아야 한다"면서 “지역의 특성과 차이가 반영된 폭염 기준을 정의할 수 있는 연구가 추가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구적인 온난화 현상의 여파로 겨울철 평균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파의 강도와 지속기간은 보다 강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저온 노출로 인한 건강 영향도 체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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