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 잔액은 4000만원을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6월 3591만원 수준이던 대출 잔액은 같은 해 12월 3795만원, 지난해 6월 3923만원으로 지속해서 증가해왔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0~20대 청년층에서 가장 높았다. 대출 규모 자체는 비교적 작지만 집을 소유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30~50대에 비해 전세 자금 등을 빌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8월 12일 공개한 '2018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임금근로자가 은행 또는 비(非)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 잔액(신용대출, 담보대출, 할부금융, 리스 등)의 평균값(대출 잔액의 합/전체 임금근로자 수)은 4076만원이었다. 1년 전(3795만원)보다 281만원(7.4%) 증가했다. 은행으로부터의 대출액이 2592만원, 비은행으로부터의 대출액이 1485만원이었다.
 
임금근로자를 개인 대출 잔액의 크기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자의 대출 잔액을 의미하는 중위 대출은 3660만원으로 평균값보다 낮았다. 대출 잔액이 평균값보다 낮은 저(低)소득자들의 수가 더 많다는 뜻이다. 다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10.3%(342만원)로 평균값보다 높았다. 은행 대출이 4320만원, 비은행 대출이 1633만원이었다.
 
대출 잔액 기준 '연체율'은 0.56%로 1년 전(0.51%)보다 0.05%포인트(p) 상승했다. 연체율은 3개월 이상 연체 금액을 전체 개인 대출 잔액으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은행 연체율은 0.22%에 불과했지만 비은행 연체율은 1.15%에 달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의 평균 대출액이 595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30대(5301만원), 50대(4981만원), 60대(3252만원), 70세 이상(1450만원), 29세 이하(1093만원)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29세 이하의 경우 대출 잔액이 가장 작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38.5%로 가장 높았다. 은행 대출 증가율은 56.3%에 달했다. 이밖에 30대(14.6%)와 40대(5.0%), 50대(0.3%)도 대출 잔액이 전년 대비 불어났다. 70세 이상(-3.5%), 50대(-0.2%)는 줄어들었다.
 
29세 이하는 원칙적으로 0~29세를 모두 포함하지만 실질적으로는 16세 이상일 개연성이 크다. 우영제 통계청 빅데이터통계과장은 "30세 이하 임금근로자의 경우 연령대 특성상 주택 소유 비율이 높지 않아 주택외담보대출이 가장 많이 늘었고 주택담보대출이 그다음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며 "대출 규모 자체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다 보니 증가율도 크게 나타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거래량이 1년 전 대비 지난해 상당히 늘어난 점을 비춰 볼 때 주택외담보대출 중에서도 전세 자금 대출의 비중이 높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통계청은 전했다. 29세 이하에 한정 짓지 않더라도, 전체 임금근로자의 대출 증가율을 목적별로 보면 주택외담보대출이 가장 높았고, 학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연체율은 60대에서 1.00%로 가장 높았다. 50대(0.68%), 60세 이상(0.55%), 29세 이하(0.53%), 40대(0.53%), 30대(0.38%) 순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역시 60대(0.10%p)에서 가장 높았고, 50대(0.08%p), 40대(0.04%p)에서 두드러졌다.
 
대출 잔액을 주택 유형별로 보면 비교적 주택 가액이나 담보가치가 높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 잔액이 4997만원이었다. 중위 대출 잔액이 5000만원으로 더 높았다. 소득이 비교적 높아 대출 규모가 큰 임금근로자들이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의미다.

연립·다세대 거주자의 평균 대출 잔액은 3247만원이었고 중윗값은 2985만원이었다. 오피스텔 및 기타의 경우 각각 3022만원, 2500만원이었다. 단독주택은 2642만원, 2106만원으로 대출 잔액이 가장 낮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면 평균 대출 잔액 기준 오피스텔 및 기타가 13.2%로 가장 높았고, 단독주택(13.0%), 연립·다세대(12.0%)로 조사됐다. 아파트의 경우 증가율은 5.3%에 그쳤다.
 
연체율은 오피스텔 및 기타(1.16%)에서 가장 높았고 단독주택(1.12%), 연립·다세대(0.71%), 아파트(0.37%) 순이었다. 연립·다세대(0.06%p), 아파트(0.05%p)에선 올랐지만, 오피스텔 및 기타(-0.16%p), 단독주택(0.01%p)에선 내렸다.
 
이번 통계는 일자리와 가계 부채 관련 정책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처음 작성·공표됐다. 2015년 인구총조사의 20% 표본가구에 거주하는 내국인으로 2017년 기준 일자리행정통계상 임금근로 일자리를 점유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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