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회사를 선택할 때 급여보다 회사의 위치와 근로시간 등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7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청년구직자와 중소기업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 제정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 연구를 총괄하는 서울대 유병준 교수가 청년 구직자 등 1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 선택시 고려 요소 및 요소별 중요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유 교수는 발표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청년구직자들은 급여수준과 회사 소재 위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청년재직자들의 경우에는 급여보다 근로시간과 더불어 조직문화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직원들의 장기재직을 유도하기 위해 당장의 임금인상보다 직원들과의 성과공유 및 근로시간 등 조직문화 개선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준 연구팀의 '중소기업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 연구'에 따르면, 청년들이 회사에 대해 판단하는 기준은 구직자와 재직자가 달랐다.
  
우선 이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람의 경우 근로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유 교수팀이 측정한 중요도 값에서 근로시간은 38.07이었고, 급여수준은 33.3. 조직문화는 28.59였다. 특이한 점은 일자리 관련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유틸리티값에서 연봉 2500만원 미만일 때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근로시간은 52시간일 때 '-'로 나왔다. 
 
청년 구직자의 경우에는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가 위치였다. 근로장소의 중요도 수치가 31.4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급여수준이 31.43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안정성 20.77, 성장성 16.15로 조사됐다. 청년 구직자는 집에서 가까우면서 급여를 많이 주는 회사를 선호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역시 유틸리티값에서 출퇴근거리가 2시간 이상인 회사는 '-' 로 나타났고, 급여수준은 2500만원이 '-'로 나왔다. 연봉 2500만원 미만이면서 출퇴근거리가 2시간 이상인 회사라면 거의 입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유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한일자리 가이드'(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유 교수팀이 제안하는 '건강한 일자리'는 '연봉 2700만원을 넘으면서, 근로시간은 40시간이고, 출퇴근시간이 1시간 이내인 회사'다. 조직문화는 수평과 수직이 조화로운 게 가장 선호도가 높았다. 청년 구직자와 재직자는 수직적인 문화를 싫어하지만, 수평적 조직 문화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년 구직자와 재직자는 연봉이 많다고 좋아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에 담긴다. 연봉을 많이 주고, 많은 일을 시키는 식의 근로시간 대체 보상효과가 청년층에게는 높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 제정 심포지엄’을 열어 이 같은 연구결과 등을 공유하고, 이후 유 교수 연구결과를 토대로 오는 9월 중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를 제정·공표할 예정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우리 경제가 조속히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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