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고용률’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실업률도 높고 구직단념자 수도 많은 등 긍정적인 지표와 부정적인 지표가 혼재돼 나타났다. 혼란스러운 고용지표를 바라보는 정부와 전문가의 평가도 엇갈렸다.
통계청이 7월 10일 내놓은 '2019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40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1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15~64세 고용률은 67.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p) 올랐다. 6월달을 기준으로 하면 1989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숫자다. 15세 이상 인구 고용률도 61.6%로 1년 전에 비해 0.2%p 올랐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5000명), 교육서비스업(7만4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6만6000명)에서 일자리가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38만8000명 늘었고 임시근로자는 8만5000명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에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2만6000명 줄어들었고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가 13만1000명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실업자는 113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0만3000명 불어났다. 매년 6월달을 놓고 봤을 때 1999년 6월(148만9000) 이후 가장 높은 숫자다. 실업률은 4.0%로 전년 동기 대비 0.3%p 상승했고 특히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4%를 기록했는데 역시 1999년 6월(11.3%) 이후 최대치다.
올해들어 실업률은 6개월째 연속 4%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이는 외환위기 직후부터인 1999년 6월∼2000년 5월까지 12개월 연속 4% 이상을 기록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실업자 수는 연령대별로 20대(6만3000명), 60세 이상(4만명), 30대(1만3000명)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 30대 실업자 수에는 지난해(5월)보다 한달 늦게 치뤄진 지방직 공무원 시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9%로 1년 전보다 0.5%p 상승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은 24.6%로 같은 기간 1.7%p 올랐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595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명(0.3%) 감소했다. '쉬었음' 인구는 200만7000명으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단념자는 51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구직단념자 또한 전년 동월보다 3000명 늘어난 51만4000명을 기록했다. 구직단념자란 '취업을 희망했으나 노동시장 여건 등을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중 최근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었던 자'를 말한다. 이 지표 역시 통계청이 현재 기준으로 집계 방식을 바꾼 2014년 이래 6월 기준 최다 기록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고용률이 상승하면서 실업률이 오르는 것은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경제활동인구)이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긍정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측도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상승했다. 고용률이 2개월 연속 오르는 등 고용 회복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 흐름이 공고해지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지표를 두고 국내 경제 상황이나 노동시장 여건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김종욱 노동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오르는 현상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이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것으로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비교 대상 시점인 작년 6월 노동시장 여건이 아주 안 좋았음을 고려해 기저 효과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 상황은 여전히 나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1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6000명(-1.5%) 줄어들었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7만5000명)에 이어 감소 폭이 두 번째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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