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리(VOA)방송은 중국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것과 관련해 미 국무부가 한국에 대한 지지와 방어 공약을 거듭 확인했다고 11월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중국 항공기가 최근 한국 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미국의 동맹 방어 의지는 철통 같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국무부는 지난달 22일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해 한국 공군 전투기가 대응 출격한 데 대해서도 한국과의 공동 대응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국무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행위를 "도발적인 공군작전"이라고 표현하며 "역내 안정을 흔들려는 시도를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군용기 1대가 11월 29일 한국방공식별구역을 무단으로 진입해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해 대응했다. 중국 군용기는 우리 군의 경고통신에도 응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Y-9 계열 정찰기로 추정되는 중국 군용기 1대가 이날 오전 10시5분 이어도 서쪽에서 KADIZ와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차디즈) 중첩구역으로 최초 진입해 오전 10시53분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했다. 이어 대마도 남쪽을 경유해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자디즈) 안에서 북상하다 오전 11시34분 포항 동쪽 약 74㎞ 지점에서 KADIZ를 재진입해 울진 동쪽 약 83㎞까지 북상한 뒤, 오전 11시45분 남쪽으로 선회해 오전 11시56분 KADIZ를 이탈했다. 이후 중국 군용기는 북상한 경로를 따라 역으로 내려오다가 낮 12시36분 이어도 동쪽에서 KADIZ를 다시 진입해서 오후 1시36분 KADIZ를 최종 이탈했다.
  
합참 관계자는 "중국 군용기의 이번 KADIZ 진입 간 대한민국 영공침범은 없었다"며 "방공식별구역 간 중첩구역을 제외하면 순수 KADIZ에서 중국 군용기의 비행은 동해에서 20여 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날 우리 군은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 이전부터 F-15K, KF-16 등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을 대비한 정상적인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
  
다만 지난달 KADIZ 진입 때와는 달리 중국 측은 이번에 비행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우리 공군 전투기의 경고통신에도 응답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 29일 Y-9 정찰기로 추정되는 군용기가 KADIZ에 재진입할 당시, 중국은 이례적으로 한중 군 직통망(핫라인)을 통해 비행경로와 목적 등 비행정보를 통보했다. 현재 韓中(한중) 간에는 한국의 제1 MCRC(중앙방공통제소)와 중국 북부전구 간에 직통전화가 설치·운용되고 있다. 추가로 제2 MCRC와 중국 동부전구 간 직통전화 설치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중국의 이같은 행동에 국방 및 외교 당국의 엄중 항의가 이어졌다. 고경국 국방부 동북아정책과장은 두농이(杜農一) 주한 중국대사관 국방무관(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KADIZ 진입에 대해 엄중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외교부도 외교채널을 통해 KADIZ 진입과 관련해 중국 측에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대해 국방부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7일에는 러시아 공군 소속 Tu(투폴레프)-95 전략폭격기 2대가 동해와 서해, 동중국해 등 상공을 차례로 비행했다. Tu-95는 동해 KADIZ를 진입하지 않고 JADIZ 안에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F-2 전투기 등이 동해로 비상 출격해 경계비행을 함에 따라, 공군 F-15K, KF-16 전투기도 KADIZ 진입 가능성을 고려해 대응 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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