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은 “내가 15만 명의 평양 시민들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한 비핵화 합의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은 큰 의미가 있고 이제 북한의 핵 포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공식화됐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월 2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얘기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취지로 호응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제2차 미북정상회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양국 정상의 긍정적 분위기와 달리, 미국 전현직 고위 당국자들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미국 전직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VOA 홈페이지 캡처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미국의소리(VOA)는 9월 25일 "지나 하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VOA는 "하스펠 국장이 9월 24일 자신의 모교인 캔터키 주 루이스빌 대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핵무기를 개발해 온 북한이 쉽게 핵을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필수 요소로 믿는다고 주장해 왔고 핵 능력을 지렛대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스펠 국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곤경에 빠진 북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김 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에 관심을 보이며 약속한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VOA는 북한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미국의 전직 관리들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 여부도 물어봤다.
 
VOA는 "북한 내부에서 핵 포기가 공식화됐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핵무기를 유지하는 오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이 실질적인 조치에 나섰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은 지난 14년 사이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하겠다는 약속을 3번이나 했고 그 때마다 요구하는 대가가 높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도 "영변 핵 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조치가 무엇인지가 핵심 사안"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적으로 이에 대해 얘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비핵화에 대한 극적인 진전은 한미 양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미사일 실험장과 발사대 폐기는 의미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미북 정상회담이 다시 열린다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는 회담이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원하는 것은 종전선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또 한 번의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모든 핵 관련 시설과 현황을 신고하지 않는 이상 종전선언을 비롯한 어떤 것도 주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 전문가들은 “내가 15만 명의 평양 시민들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한 비핵화 합의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은 큰 의미가 있고 이제 북한의 핵 포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공식화됐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이런 연설을 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는 말뿐이며 지금은 충분한 행동을 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키워드 연관기사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