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이 9월 18일 오후 3시 45분부터 북한 권력자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이 이뤄진 장소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이다. 노동당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한국 측에서는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했다.
     
앞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처음 있었던 일들을 소개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북경과 싱가포르 등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적은 있지만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히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직접 공항에 영접을 나온 것은 외국 정상회담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라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공식 환영식에서 나온 음악과 관련해 “북측에서 최고 지도자 행사 시 사용하는 의전 행사곡"이라며 “영빈관으로 두 정상이 들어가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이 또한 처음"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부인 리설주는 오후 2시 30분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했다.  김 여사는 이곳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X-ray나 CT실을 둘러봤다. 윤 수석은 “병원 방문 이후 오후 3시 두 여사가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해 수업참관도 하게 될 것"이라며 “이 방문에는 김형석 작곡가, 가수 에일리와 지코 등이 동행한다. 수업을 둘러본 뒤 두 여사와 일행은 음악동으로 이동해 오케스트라 공연도 관람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의 회담과 별도로 특별수행단은 3시 30분부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경제인들과 공공기업 대표들은 리용남 내각부총리, 정당 3당 대표는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각각 접견한다고 윤 수석은 밝혔다. 시민사회 대표들은 김영대 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윤 수석은 “정상회담에 이어 문 대통령 부부는 평양시 중구역 역전동 대동강변 평양대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라며 “공연 관람 후에는 중구역 소재 목란관에서 공식수행원, 일반수행원, 특별수행원이 모두 참석하는 특별 환영만찬을 가진다"고 했다. 목란관은 북한 고위간부와 외국 주요인사 전용 연회장이다.
 
다음은 윤 수석이 브리핑을 끈낸 후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첫 정상회담 배석자는 누구인가. 비핵화 의제 관련, 임종석 위원장은 블랭크라고 했는데 오늘 회담 끝나면 채워지나.
  
“2~3명 배석 예정이지만 누가 하는지는 좀 더 가봐야 한다. 비핵화 관련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이야기 진척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늘 중 결과 나오기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내일 2차 회담이 또 열리기 때문에 2차 회담이 끝나야 전체적 성과와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도 한미간 협의가 진행되나. 특별수행원 중 종교, 사회체육계 인사도 있는데 각기 의제가 있는지.
  
“이번 기간 중 한미 협의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돌아온 뒤 바로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고 거기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얻어진 결실이 있다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직접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특별수행원들은 여러 형식의 만남을 갖게 될 것이다. 북측의 상대방들과 개별적 또는 여럿 모인 자리에서 관심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다."
 
-재벌총수들이 가게 된 배경은 무엇이며 북측에 보내는 메시지가 있나.
   
“경제인들 방북과 관련, 북측의 요청이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번 방북 수행단은 전적으로 우리 정부가 결정했다. 경제인들의 참여는 남북관계의 장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경제인들의 북한 방문은 단지 이 번 뿐만이 아니다."
 
-경제 관련 MOU도 기대하는가.
 
“구체적 MOU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남북이 진행해왔고 논의를 막 시작한 여러 협력 분야에서 대화들을 더 진척시키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체적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없다"
 
-두 정상의 독대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는가?
   
“백화원 영빈관에서 두 정상이 독대를 하셨는지 알 수 없다. 별도로 확인하고 여러분께 추후 말씀드리겠다."
 
-여사들의 방문지 결정은 누가 했나. 방문지 결정의 배경은 무엇인가.
   
“통상적으로 정상들 간 일정을 정할 때 주최 측에서 일정을 제안하게 된다. 거기에 동의하면 일정이 확정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초청 받는 쪽에서 의사표현을 할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우리 쪽이 의사표시를 한 것보다 북측이 장소에 대한 의사 표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평양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부부의 영접을 받고 있다. 사진=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0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직접 나와 문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오전 10시 9분께 비행기 트랩을 내려와 김 위원장과 세 번의 포옹 인사와 악수를 나눴다. 이후 북한소년단으로부터 꽃다발과 함께 환영인사를 받고 북측 인사들과 차례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공항에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중앙위 부위원장(조직지도부장), 리수용 당중앙위 부위원장(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김수길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능오 평양시 당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이 나와 문 대통령 일행을 맞이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정은도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한 강경화 장관, 도종환 장관, 김의겸 대변인 등 남측 수행단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이어진 북한군 의장대 사열에서 의장대는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해 도열하였습니다"라고 외친 뒤 예포와 함께 대대적 사열을 벌였다. 문 대통령 부부, 김 위원장 부부가 함께 사열을 받았다.
       
수많은 평양 시민들도 이날 공항에서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흔들며 문 대통령을 환호성으로 맞이했다. 시민들 위로는 '평양에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렸다. 대통령은 환영인파에 다가가 직접 평양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인사를 나눈 뒤 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는 차량으로 공항 환영장을 출발, 55분 만에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백화원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진 이유에 대해 "도중에 카퍼레이드가 있었고 많은 주민들이 연도에 나와 환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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