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이 조 장관의 딸에서 ‘아들’로 번지는 상황이다.

 
조 장관의 아들 조모씨의 연세대 정치외교학 대학원 입학을 결정했던 '면접 평가점수표'가 의무 보관 기간임에도 학교에서 통째로 사라져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조선일보가 9월 25일자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입시 당시 연세대에 제출된 조씨의 '서울대 인턴십 활동증명서'에 표기된 활동 내용에 대해 서울대가 "그런 활동 기록이 없다"고 9월 24일 공식 확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학교 규정상 정외과 사무실에 보관되어 있어야 할 입시 합격자의 '면접점수표'가 사라진 사실은 전날 검찰 압수 수색에서 확인됐다고 한다. 2016~2018년 1학기 입학자 전원(全員)의 점수표가 통째 사라졌다는 것이다. 연세대 측은 "왜 없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사라진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올해 23세인 조 장관 아들 조모씨는 연세대 정외과에 재수(再修)로 합격했다. 2017년 후기 입시에 불합격한 뒤 2018년 전기에 재도전했는데 두 번째 도전에서는 앞서 제출하지 않았던 서울대 법학연구소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발급된 '인턴십 활동증명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두 번째 도전에서 대학원에 합격했다.
  
조씨는 연세대 대학원 입시 전형에 서울대 법학연구소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의 '인턴십 활동증명서'를 제출했다. 증명서에는 조씨가 고교생이던 2013년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학교폭력 피해자의 인권 관련 자료 조사 및 논문 작성' 업무를 수행했다고 적혔다.
 
그러나 서울대는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의 '공익인권법센터의 2013~2014년 학교폭력 피해자 인권과 관련 활동내역 제출 요구'에 대해 "보관 중인 자료를 확인한 결과, 학교폭력 피해자 인권과 관련해 연구, 조사, 논문 작성 등 관련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신문에 따르면, 조씨는 이러한 인턴십 활동증명서를 인권법센터에서 두 차례 발급받았다. 연세대 입시 기간이던 2017년 10월과 고교 3년생이던 2013년 7월이다. 조씨의 2017년 증명서는 2006년 이후 발급된 증명서 28장 가운데 유일하게 센터장 직인(職印)이 찍혀 있다. 또 2013년 증명서는 인턴십 활동에 앞서 '예정 증명서'라는 제목으로 발급됐다. 인권법센터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예정증명서 발급은 조씨가 처음"이라고 했다.
 
지난 9월 23일 검찰은 조 장관의 아들이 재학 중인 연세대를 압수수색하며 그와 관련된 입시 서류 일체의 제출을 요구했다. 조씨가 작성·제출한 '입시 원서'와 학교 측 입시 면접위원들이 작성한 '면접 점수표' 등이 압수수색 대상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9시간에 걸친 압수수색에도 끝내 조씨 면접 점수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연세대 정외과 사무실에 보관돼 있어야 할 2016~2018년 1학기 입학자 전원(全員)의 면접 점수표가 통째 사라진 것이다. 규정에 따른 의무 보관 기간이 2년 이상 남은 상태였다. 조씨가 합격했을 때 그의 아버지 조 장관은 이른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라인의 대부(代父)'로 통하는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와 함께 청와대 소속으로 근무했다.
  
검찰 수사관들이 학과 관계자를 상대로 서류가 사라진 이유를 집중적으로 캐물었지만 "그런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서류가 사라진 이유를 모르겠다" 등의 답변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자료가 사라진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당시 연세대 대학원생 모집 요강에 따르면, 서류를 제출할 경우 '대학 입학 이후 경력만 인정'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서울대 인턴십은 조씨 고3 때의 활동이다. 제출할 이유가 없었다. 평가됐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단서가, 실종된 면접 점수표다.
  
연세대는 면접 점수표 등 학교가 작성한 입시 관련 서류를 '4년간 각 학과 사무실'에 보관하도록 규정한다. 누군가 조씨 입학 의혹과 관련해 고의로 폐기했다면 증거인멸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검찰 압수수색에 앞서 일부 국회의원이 조씨의 합격 당시 제출 서류 목록과 채점표 등을 연세대 측에 요구했을 때도 학교 측은 "개인 정보와 관련돼 제출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는 "압수수색 전까지는 분실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했다.
 
조씨가 합격한 2018년 전기 입시 전형의 지원서 접수와 면접 평가 등은 2017년 하반기에 진행됐다. 문재인 청와대는 그해 5월 출범 직후 조국 당시 서울대 교수를 초대 민정수석으로,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를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으로 각각 임명했다.
 
이후 연세대 정외과 출신들은 외교 라인 요직을 대거 차지했다. 문 특보를 정점(頂點)으로 조현 주(駐)유엔대사,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 최종건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 등이 현 정부 출범 직후 발탁되거나 승진 임명됐다.
 
연세대 대학원에 입학한 조씨는 2018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배종윤 교수의 전임 조교로 활동하며 장학금도 받았다. 배 교수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는 문 특보였다. 배 교수는 지금도 문 특보가 이사장으로 있는 아시아연구기금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 정외과 한 대학원생은 조선일보 취재진에 "당시 학교에서 배 교수는 조교를 두고 있음에도 자기가 직접 우편물을 가지러 가는 모습이 여러 번 학생들 눈에 띄어 '황제 조교를 모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배종윤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씨가 지원해 조교로 받아준 것은 사실이지만 내 수업을 들은 적도 없고, 내가 논문 지도교수도 아니다"며 직접적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는 또 “문 특보는 조 장관과 친하지도 않고 조씨가 우리 학과에 다니는 사실 자체도 몰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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