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을 통해 들어와 혈액 속에 남게 된 납, 카드뮴, 비소 등의 중금속이 당뇨병, 관절염, 폐암 등 10가지 질병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 논문 ’혈중 중금속의 사회·경제적 질병비용 추정’에 따르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혈중 중금속 농도 증가에 영향을 받는 질병은 10종이었다.
’주요 위험물질’로 분류되고 있는 납의 경우 연구팀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관절염 등 4가지 질병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했다.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카드뮴은 고혈압, 관절염, 류머티스성 관절염, 신부전, 당뇨병, 갑상선장애, 자궁경부암 등 7가지, 비소는 고혈압, 심근경색증/협심증, 당뇨병, 갑상선장애, 폐암 등 5가지 병과 연관이 있었다.
납, 카드뮴, 비소의 영향을 받는 질병은 중복을 제외하고 10종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혈중 납, 카드뮴, 비소 농도가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야기한 질병비용은 카드뮴 347억원, 비소 342억원, 납 165억원으로 총 854억원이라고 추산했다.
질병비용은 병이 생기면 지불해야 하는 입원료, 외래진료비, 약제비, 교통비, 병간호비와 치료 기간에 발생하는 작업손실 비용, 조기 사망으로 인한 기대소득 손실을 합한 것이다.
그러면서 납, 카드뮴, 비소가 발병에 영향을 주는 10가지 질병에 들어가는 전체 사회·경제적 비용은 23조7천억원이라고 추정했다. 이 같은 액수는 중금속 말고도 질병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고려됐다.
이중 고혈압으로 인한 비용은 9조9천125억원으로 추산됐다. 항목별로 나누면 약제비를 포함한 직접의료비가 6조1천229억원, 교통비 2조9천943억원, 간병비 432억원, 조기사망비용 930억원, 작업손실비용 6천590억원 등이다.
고혈압 다음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질병은 당뇨병으로 6조4천53억원이었다. 폐암(2조534억원), 갑상선장애(1조6천627억원), 심근경색증/협심증(1조4천12억원) 등도 사회적 비용이 컸다.
이번 연구에는 2014∼2015년 건강보험통계연보, 사망원인통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소비자물가지수 등이 활용됐다.
연구팀은 "식품안전 규제는 개인과 정부의 질병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만큼 중금속 기준을 신설하거나 변경할 때는 사회적 비용을 잘 예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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