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정자치부가 배포한 ’대한민국 출산 지도’가 여성을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효성을 넘어 인권, 특히 여성을 비하했다는 것.
’대한민국 출산 지도’ 는 인터넷 사이트로 통계청(KOSIS) 의 자료를 활용해 출산율, 출생아V수, 조혼인율(인구 1천 명당 혼인건수) 등을 지역별로 표시해 볼 수 있게 한 자료다.
여기서 왜 여성이 배제되었을까?
다음 아닌 출산을 할 수 없는 여성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서였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가임기 여성 인구수’를 제시한 것이다.
‘가임기 여성 인구수’를 클릭하면 지역별로 가임기 여성(15~49살) 현황을 검색할 수 있다.
지역별로 가임기 여성의 수에 따라 색깔로 구분이 되어있다. 이를테면 서울과 경기권은 진한 분홍색, 강원과 전남은 연한 분홍색으로 구분되어 있다.
지도를 클릭하면 자세한 가임기 여성의 수와 전국 순위도 조회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자료를 정부 측에서 출산 장려 홍보물로 내세웠다는 점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가임기 여성의 숫자를 산출한 근거다.
행정자치부의 자료는 ‘15세 이상 49세 이하’ 의 모든 여성의 숫자를 제시한다. 생리를 시작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부터 폐경기 이전이라고 생각되는 여성의 수인 셈이다.
선천적으로 임신이 불가능한 여성, 법적으로 성인이 아닌 여성, 임신할 계획이 없는 여성 모두를 배제하는 차별적인 자료라는 것.
비난이 거세지자 행자부는 하루 만에 해당 사이트를 수정 보완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올렸다. 비난에 관한 사과의 내용은 일절 찾아볼 수 없으며, 출산지도의 본래 목적만을 해명하는 짧은 글이다. 현재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하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4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결혼, 출산과 양육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사회적인 장치가 너무나 허술하기 때문에 계속 낮아질 예정이다.
만혼, 비혼, 가구의 보육과 교육비용 지출 등을 모두 고려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프랑스와 스웨덴 등은 출산율이 높지만 여성 취업률 역시 높다.
국가가 육아휴직, 유연근무, 사회의 공동육아, 남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 등을 마련하고 있다.
출산율은 가임기 여성의 숫자를 인터넷에 보여준다고 올라가지 않는다.
여성을 인큐베이터로 보는 게 아닌, 한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본인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에 흔쾌히 자식을 내놓으려는 부모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댓글 총0건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