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지카 감염 소두증 신생아 [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태어난 아이는 엄마 뱃속에서 정상 크기의 뇌를 지닌 채 나오더라도 이후 소두증을 호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브라질 소아신경과 전문의인 바네사 판데르 린뎅 박사와 동료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전달한 보고서에서 이런 결과를 소개했다.
 
NBC 방송은 지카 바이러스가 신생아의 뇌를 수주 또는 수개월 간 손상한다는 나쁜 소식이라면서 이는 임신부가 지카에 감염됐다면 태아는 엄마의 자궁에서뿐만 아니라 생후에도 위험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지카 바이러스는 신생아의 소두증과 심각한 뇌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카에 감염된 엄마에게서 태어난 신생아의 머리 크기가 그렇지 않은 다른 아이보다 작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지카 공포가 확산했다.
 
이번에 브라질 연구팀이 알아낸 사실은 지카에 감염됐음에도 마치 감염되지 않은 것처럼 정상 크기의 뇌로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가 결국에는 소두증을 겪는다는 내용으로 지카가 예상보다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린뎅 박사 연구팀은 지카에 감염됐으나 정상 뇌로 태어난 신생아 13명을 관찰한 결과 생후 5개월 무렵 이들의 뇌 크기 성장 속도가 모두 줄었고 11명은 소두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10명은 수유에 어려움을 겪었고, 7명에게선 뇌전증(간질)도 나타났다.
 
다만, 지카 감염 신생아들은 부모와 눈 맞추기를 잘해냈다. 이를 본 부모들은 자녀가 지카 바이러스에 실제보다 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믿는다고 린뎅 박사는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관찰 결과는 신생아의 소두증이 선천적인 지카 증후군의 필수 특징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출생 전 지카에 노출된 태아의 초기 뇌 영상의 중요성과 출생 후 종합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입증한다"고 결론 내렸다.
 
지카 바이러스가 신생아에게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NBC 방송은 지카 균이 장기적으로 태아의 뇌에 치명타를 줄 수도 있고, 엄마 자궁에 있을 때 태아의 미성숙 세포를 훼손해 정상 조직으로 발달하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을 포함해 중남미 대륙에서 창궐한 지카는 올여름 미국에 상륙했다.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며 지카에 감염된 사람과의 성관계를 거쳐 2차 전파도 이뤄진다.
 
CDC는 4천200건 이상의 지카 감염 사례가 미국에서 보고된 가운데 대부분은 지카 창궐 지역을 여행한 사람에게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미국 본토에서 최초로 서식 모기에 의한 지카 감염·전파가 이뤄진 플로리다 주에서는 200건 이상의 감염 보고가 나왔다.
 
플로리다 주 160명을 포함해 미국에서 1천 명 이상의 임신부가 지카에 감염됐다. 지카를 다스릴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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