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는 친언니로부터 며칠전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7월에 부가가치세 신고를 해야 하는데, 세무사가 정리해준 자료에는 모처에 지출한 제법 큰 금액이 누락되었다는 것이었죠. 분명 현금영수증을 받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알아보니 언니가 말한 현금영수증은 간이과세자에게 계산서 대용으로 받은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5월에 종합소득세 지출증빙은 되지만, 부가가치세 매입세액공제는 안 되는 것인데, 언니는 이 두 가지의 차이점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학창시절에 소득세는 직접세라 담세자와 납세자가 같고, 부가가치세는 간접세라 담세자와 납세자가 다르다고 배웠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개인사업자들이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모두 본인이 내는 세금으로 알고 있습니다.
 
7월은 부가가치세 신고를 해야하는 달인데요, 부가가치세 신고 프로세스를 대략 이해하려면 과세사업과 면세사업의 차이, 세금계산서와 계산서의 차이, 간이과세자와 일반과세자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꼭 사업을 하는 사람들만 이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들어, 부서 회의비 예산이 10만원 잡혀있다면 대개는 11만원을 쓸 수 있는데, 예산은 보통 부가세를 빼고(부가세 별도) 잡는데 반해, 실제 지출은 부가세가 포함된 금액으로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가 11만원을 지출해도 나중에 1만원은 부가가치세 매입세액공제라는 형태로 회사가 돌려받게 되지요.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하는 ‘부가가치세’. 오늘 여기에 대해 개략적인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1. 부가가치세란?
 
일단 부가가치세가 뭔지는 학교다닐 때  배운 기억이 있을 겁니다. 부가가치세는 재화 또는 용역이 생산되거나 유통되는 모든 단계에서 생기는 부가가치에 대해 과세하는 조세입니다.
 
예를들어, 10,000원짜리 재화 또는 그 금액 상당의 용역을 제공할 경우 일반과세자라면 여기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붙여  11,000원을 물건값이나 서비스료로 받게 됩니다. 더 얹어서 받은 1,000원은 나중에 부가가치세로 납부해야 합니다. 이때, 물건값은 10,000원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11,000원 전체가 물건값이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사업자(일반과세자)는 1,000원을 매년 1월과 7월에 납부해야하는데, 그러니까, 11,000원 중에 1,000원은 사업자가 번 돈이 아니고, 나중에 세금으로 내야할 부채인 것입니다.
 
2. 부가가치세 매입세액공제란?
 
그렇다고, 사업자가 번 돈 전체의 1/11을 모두 다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을 하면서 지출한 비용(임대료, 재료비등)에도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비용에 포함된 부가가치세는 내야할 세금에서 빼줍니다. 이것을 매입세액공제라고 하고 사업자가 납부할 세금은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부가가치세 세액 = 매출세액 - 매입세액
 
보통은 매출세액과 매입세액의 차액을 부가가치세로 납부합니다. 그러나, 매출세액보다 매입세액이 많을 때는 내야할 부가가치세가 없고 오히려 세금을 돌려받게 됩니다.
 
3. 과세사업과 면세사업
 
모든 재화와 용역에 부가가치세가 붙는 것은 아닙니다. 기초생활 필수재화나 용역, 특정재화나 용역 등에는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는데요, 예를 들어, 쌀이나 채소, 육류 같은 미가공 식료품은 면세가 되는 재화입니다. 부가가치의 생산요소인 인적용역 등도 면세가 되지요.
 
면세가 되는 재화나 용역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고 계산서를 발행하게 됩니다. 카드영수증이나 현금영수증을 받았더라도
면세사업자가 발급한 것은 계산서 대용이고, 과세사업자가 발급한 것은 세금계산서 대용이 될 것입니다.
 
4. 일반과세자와 간이과세자
 
과세사업이라도 매출이 일정규모 이하라면 간이과세자로 사업자등록을 할 수 있는데요, 간이과세자의 매출이 연 3천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간이과세자가 발급한 현금영수증은 세금계산서가 아니라 계산서 대용이 되는 것입니다.
 
앞에서 본 저희 언니 사례에서 간이과세자에게 현금영수증을 받았지만, 홈택스 사이트에서 부가가치세 매입세액공제 자료로 뜨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조금 복잡한 내용이지만, 알아두면 쓸데 있는 내용이니 잘 이해해두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아무 생각없이 받았던 영수증을 자세히 뜯어보십시오. 마트에서 산 쌀이나 배추(미가공식료품)에는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지 않는 반면, 라면이나 김치(가공식품)에는 부가세가 포함된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식대에는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지만, 간혹 간이과세자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은 음식값에는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예산안이나 계약서에서 자주 봤던 문구 ‘부가세 별도’나 ‘부가세 포함’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는 이해가 가시나요?  kbskangp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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