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호원이 민생시찰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을 경호하다 기관단총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인 하태경 의원은 3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관단총을 든 경호원이 찍힌 세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22일 대구 칠성시장 방문 당시 경호원이 기관단총을 들고 경호하는 모습이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과잉 경호' 논란이 일고 있다. 
   
하 의원은 “사진 세 장을 보면 기관단총을 든 경호원이 있다"며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동일인이다. 대통령이 방문하고 있는 칠성시장도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섬뜩하고 충격적"이라며 “민생시찰 현장에 기관총을 보이게 든 것은 경호수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청와대는 대구 칠성시장에서 경호원이 기관단총을 든 사진의 진위 여부를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청와대는 즉각 “경호원이 대통령과 시민들을 지키고자 무기를 지닌 채 경호 활동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직무수행"이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힌 뒤 “세계 어느 나라나 하는 경호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사진 속 인물은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맞다"며 “사진 속 경호처 직원은 대통령과 시장 상인들을 등에 두고 바깥쪽을 경계하고 있다. 외부에서 혹시 발생할지 모를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또 “이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시장 상인들도 함께 보호하는 것으로 경호의 기본 수칙에 해당한다"며 “이런 대응은 문재인 정부에서 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똑같이 해온 교과서적 대응"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그간 전·현직 대통령의 외부 행사에서 청와대 경호처 직원들이 총기를 소지한 장면이 노출된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8월26일 한중 청년 대표단 간담회에서 한 경호관이 소지한 총기 일부가 노출된 사진을 공개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7월3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과 2016년 6월29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 우수기업 방문 당시 경호 사진도 공개했다. 또 지난 11일 문 대통령의 해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 행사 참석, 지난달 인도 총리 국빈 방한 당시의 경호 모습을 공개하며 경호원의 총기 소지가 큰 문제가 없음을 에둘러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자유한국당이 가세했다. 한국당은 “기관총신 노출 위협경호로 공포를 조장하겠다는 대통령의 대국민 적대의식, 아연실색할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이번 정부의 경호 구호가 ‘열린 경호’였는데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열린 경호, 낮은 경호, 친절한 경호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생시찰 현장, 그것도 서해수호의 날 추모식 행사에 빠지면서까지 기획 방문한 대구 일정에서 기관단총 무장 경호원을 대동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며 경악할 일"이라고 했다.
   
민 대변인은 또 "대통령 근접 경호 시 무장테러 상황이 아니고서는, 기관총은 가방에 넣어둬 대중의 가시적 탐색이 불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경호 관례라고 한다"며 "이 정권의 입장에서는 대구 칠성시장이 무장테러 베이스캠프라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민과 시장상인들의 눈에 적나라하게 바라다 보이는 그 앞에서 기관단총을 꺼내들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 채로 근접경호를 시킨 사유가 무엇이며, 지시한 최종 윗선은 누구인지 청와대는 소상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편 하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이러한 청와대 반응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청와대는 제가 대통령 경호에 무기를 소지하는 것, 즉 무장경호를 문제 삼은 것처럼 본질을 호도했는데 유감"이라며 "제 비판의 요지는 이번 칠성시장 경호가 적절했냐 아니면 과했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몇몇 전문가들에게 추가로 확인해도 연속사격이 가능한 기관단총 노출 경호는 잘못이라고 한다"며 "청와대는 동문서답하지 말고 국민들 불안하게 한 이번 기관단총 노출에 대해 사과하는 게 옳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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