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등 아이에게 발생할 수 있는 난치병 치료를 위해 보관하는 가족제대혈 보관 사업이 최근 기형적으로 증가했지만, 실제 활용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는 총 59만6천346건의 제대혈이 보관 중이며 이 가운데 가족제대혈이 92%인 54만8천889건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 보관현황을 보면 기증제대혈은 2천687건에 머문 반면, 가족제대혈은 기증제대혈의 10배 수준인 2만6천780건에 달했다.
제대혈은 ’제대(탯줄)속을 흐르는 혈액’을 뜻하며 임신부가 신생아를 분만할 때 분리된 탯줄이나 태반에 들어 있다.
제대혈에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 혈액 세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많이 포함돼 있어 백혈병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제대혈은 보관형태와 사용주체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는데 개인이 자신과 가족만 쓸 수 있게 사설업체와 계약해 맡기는 가족제대혈과 다른 사람의 질병 치료와 의학연구 목적으로 대가 없이 기증제대혈은행에 제공하는 기증제대혈로 분류된다.
그러나 치료목적으로 사용된 제대혈 숫자는 2011년부터 2016년 7월까지 가족제대혈은 139 유닛(unit)에 머문 반면, 기증제대혈은 371유닛으로 가족제대혈보다 2.6배가 많았다.
이처럼 가족제대혈의 실제 활용도는 낮지만, 부적격으로 폐기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용량부족이나 감염성 질환, 세균검사 양성 등으로 보관이 부적격해 폐기되는 가족제대혈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6천650건에 달했다.
남 의원은 "미국 골수이식학회의 2008년 발표자료에 따르면 보관된 자신의 제대혈을 사용할 확률은 높아도 0.04%에 그친다"며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하기 전에 상업적 목적으로 제대혈 사업에 뛰어든 업체만 많아져 가족제대혈 보관이 기형적으로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세계적 추세에 맞게 제대혈 보관을 가족제대혈보다는 기증제대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보관 중인 가족제대혈이 부적격으로 폐기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 마련은 물론 제대혈 과대광고에 대해서도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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