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 두산 어린이백과 |
“코큐텐이 뭐예요? 남자들만 먹는 영양제 아닌가요?” (고객)
“…… ”
약국에서 고객을 상대하다 보면 그들의 질문에 조리 있게 논리적으로 납득시키지 못할 때가 꽤 있다. 특히 코큐텐(코엔자임 Q-10)을 이해시키기 위해 도대체 무엇부터 설명해야 할지 약사로서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우선 세포 이야기부터 하면, 사람의 몸은 세포(cell)로 구성되어 있으며, 성인의 몸에는 몸무게에 따라 약 60~100조 개 세포가 있다. 세포는 밖으로부터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받으며 단 1초도 쉬지 않고 일을 한다. 모르긴 해도 우주에서 세포만큼 부지런한 것이 드물 것이다.
세포의 교체속도는 몸 부분마다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1초에 세포 50만 개가 죽고, 50만 개가 생기며, 세포 100만 개마다 불량세포가 1개 생긴다고 한다. 정상적인 몸이라면 자연살해세포인 NK세포가 암세포를 먹어치울 것이고, 손상된 세포나 죽은 세포는 쓰레기 전문 세포인 대식세포(골수 등)가 모조리 먹어 치워 버린다.
흔히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세상만 바뀌는 게 아니라 우리 몸도 바뀐다. 10년 전 몸과 현재 내 몸이 같을 수 없다면 의아하겠지만, 정말 그렇다. 뼈세포만 해도 그렇다. 뼈에 파골세포와 조골세포가 뼈의 세포를 교체하는 작업이 7~10년 사이에 이뤄진다는 것. 결국 10년 전의 뼈와 오늘의 뼈가 같을 수 없다는 얘기다.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인 것이다.
우리 몸에는 표피세포, 지방세포, 뼈 세포, 백혈구, 적혈구 등 여러 가지 종류의 세포가 존재하고 있으며, 정자와 난자도 세포(생식세포)에 속한다. 난자는 사람의 세포 중에 가장 큰 세포라고 볼 수 있다. 세포들은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영양소를 처리해서 에너지를 낸다.
“코큐텐 얘기를 하는데, 무슨 세포 이야기를 그리 길게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하겠지만, 코큐텐을 설명하면서 세포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집을 지으면서 설계도면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면 이해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세포가 에너지를 발산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우리가 숨 쉬면서 마시게 되는 산소가 각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모든 세포내 존재)에 도착한다. 불이 탈 때 산소가 필요하듯이 미토콘드리아가 영양분을 분해하는데 산소가 필요하고, 그로인해 비로소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사람이 살 수 있는 에너지의 95%가 이런 경로를 통해 생성되고 있다.
여기서 코큐텐은 어떠한 일을 하는 영양소일까? 바로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가 제 기능을 똑바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 핵심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코큐텐이 생명유지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란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서 코큐텐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 곳이 있을까? 바로 심장이다. 살아있는 상태에서 단 한순간도 쉴 수 없는 장기(그 어떤 장기인들 휴식이 없겠지만)가 바로 심장이란 걸 감안할 때, 인체가 얼마나 과학적으로 설계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코큐텐은 심장 외에도 간, 췌장, 비장 등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결국 코큐텐은 인체의 모든 세포내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하는 보조 효소 중에 하나다. 그야말로 에너지 발전소인 세포내 미토콘드리아에서 ATP(생물의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의 생성을 촉진하는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코큐텐이라는 얘기다.
코큐텐을 설명함에 있어서 그 역할은 다양하다. 코큐텐 덕분에 세포를 손상시키는 유해 산소가 안정화 되고, 세포 안에 있는 각종 단백질과 미토콘드리아의 DNA 산화를 막을 수 있으며, 세포사까지 방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악마 콜레스테롤인 혈중 LDL의 산화를 억제해서 동맥경화를 방지할 수 있는데 기여한다. 심장병이 있거나 혈관이 안 좋은 사람들에게 코큐텐을 적극 추천하는 그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생의 불씨이자 청춘의 불씨인 코큐텐의 명운이 생각보다 길지 않다. 20세까지 절정을 이루다가 35세부터 서서히 그 생산이 줄어든다고 한다. 마음이야 청춘일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35세부터 사람을 몸을 이루는 세포들이 점점 노화의 길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
사실 ‘노화’는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가 손상되는 과정이다.
우리 몸 세포들이 대사를 하는 가운데 활성산소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환경오염과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활성산소가 더 많이 생기고 있다. 활성산소는 세포를 녹슬게 만드는 주범이며, 산화력이 강한 활성산소가 몸에 많아지면 철이 산소에 산화되고 녹슬 듯이 세포 역시도 산화되어 버린다. 그래서 활성산소가 노화의 주범이라고 그토록 강조하는 것이다.
상상을 해 보자. 우리 몸에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많아지는 것을… 먼저, 세포 안에 있는 DNA가 파괴되고 세포막이 공격당해서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생성될 수 있겠다. 더욱이 활성산소 공격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이 미토콘드리아라고 하니, 세포분열에 있어서 에너지 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는 근원이 망가진다면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지 않을까.
최근 불임병원의 의사들이 고령의 가임여성과 남성들에게 코큐텐 처방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난자와 정자 또한 세포(생식세포)이기에 코큐텐을 보강해 줌으로써 세포가 급격하게 노화되는 걸 막아보자는 기대에서 출발했다고 짐작이 된다. 특히 생명잉태에 있어서 난자에만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생명이 되어가는 그 분열의 핵심이 바로 미토콘드리아에 있기 때문이다. 유독 나이가 많거나 난소기능저하 심한 여성의 난자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 숫자가 적다는 걸 감안할 때 코큐텐 도움으로 생식세포의 활성화와 더불어 미토콘드리아의 활발한 대사까지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영양제 ‘코큐텐’의 처방은 다양하다. 필자의 경우 임신이 잘 안 되는, 손발과 하복부가 찬 여성에게 처방해봤더니 한결 나아지는 걸 경험했다. 또한 감기에서부터 악종 종양에 이르기까지 세포내 에너지 생산성이 나빠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과 기력이 떨어져서 피로를 많이 느끼는 사람들에게 적극 처방하고 있다. 다름 아닌 코큐텐이 병과 싸울 수 있는 원동력(에너지)을 제공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 밖에도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 면역 강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한다. 100세까지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꼿꼿하게 멋지게 살아낼 수 있어야 100세라는 나이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필자를 찾아온 고객들 중에는 “몸이 예전 같지 않아요”라며 한숨을 쉬는 분들이 적지 않다. 늙어가는 몸을 부인하며 ‘마음은 청춘’이라고 외치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예전 같지 않은 몸을 그저 세월의 탓, 나이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당장 에너지와 활력을 필요로하는 내 몸 세포를 위해 뭔가 노력해 보는 게 어떨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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