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멀티 비타민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며 건강관리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5월이 가정의 달이라서 그런지, 필자의 약국에도 영양제 처방을 해달라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영양제 중에서 비타민만큼이나 많이 찾는 게 있다면 ‘오메가3’일 것이다. 특히 임신을 앞두고 있는 부부들 사이에서도 ‘오메가3’ 복용이 인기다.
간혹 “오메가3가 무슨 효능이 있느냐?”라며 물어오는 분들도 적지 않다. 투명 캡슐 속에 기름과 같은 성분이 있는 오메가3를 놓고 “동맥경화가 있는데, 먹어도 되느냐?”라고 묻는 분들도 있고, “머리가 좋아진다는데…”라며 학업을 마쳤는데 왜 먹어야 하느냐고 의문을 던지는 젊은이들도 더러 있다.
‘오메가3’의 정확한 명칭은 ‘오메가3-지방산’. 필수 지방산이며 불포화지방산에 속한다. 세포막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이며, 세포막을 통한 물질의 이동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호르몬 전구물질 역할을 하며 염증반응과 동맥의 수축과 이완, 혈액 응고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약사가 ‘오메가3-지방산’을 권하면서 포화지방, 불포화지방에 대해 설명하면 손사래부터 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이 화학물질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비로소 “아하~”라며 고개가 끄덕여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사실 ‘지방’이라는 말 앞에 ‘포화’, ‘불포화’라는 접두사가 붙여 있어서 어렵게 느껴질 뿐, 간단하게 이해하면 된다. 포화지방은 녹는점이 높고, 불포화지방은 녹는점이 낮다. 즉 녹는점이 낮은 불포화지방은 실온에서 액체로 존재하고, 녹는점이 높은 포화지방은 실온에서 고체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우리 몸에 지방 덩어리가 혈액 내에서 고체로 존재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혈관을 혈액이라는 액체가 흘러가는 파이프로 상상해 보자. 고체 찌꺼기가 있다면 혈행이 얼마나 방해가 되겠는가. 이렇게 되면 혈액의 흐름만 방해하는 게 아니라 몸의 각종 대사를 지연시키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영양사들뿐만 아니라 의사들까지도 건강한 생활을 위해 포화지방을 줄이고 불포화지방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라고 그토록 외치고 있는 것이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단골 고객이 “날씨가 쌀쌀하면 피부가 가렵다”고 호소를 해 와서 관련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과 함께 ‘오메가3-지방산’을 권했다.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어도 피부 간지럼증이 생길 수 있기에 추천한 거였다. 그분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오메가3를 왜 권하나요?”라며 약사를 장사꾼으로 오해를 하는 듯 되물어왔다. 약국을 경영하다보면 간혹 있는 일이다.
전문의약지식이 있는 약사로써 정직하게 설명하면, 대증요법약(병의 증상에 대응하여 처치를 하는 치료법)은 빠른 속도로 병을 치료해야 할 때 복용해야 하지만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점점 줄여나가는 게 좋다. 근본적으로 몸을 개선하기 위해 관리해야 하는 것이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장기간으로 봤을 때 바람직한 처방이라는 거다. 그 근본적인 개선에 있어서 ‘오메가3-지방산’이 필요하겠다고 필자가 판단을 한 거였다.
오메가3-지방산에는 두 종류가 있다. 흔히 머리가 좋아진다는 DHA와 혈행에 도움이 되는 EPA가 바로 그것. 오메가3를 복용하면 혈전 억제효과가 있어서 혈액순환도 잘 될 수 있고, 고혈압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는 그 이유다. 또 평소에 순환 장애로 인한 부종이 있다면 ‘오메가3-지방산’ 덕분에 가벼운 발걸음을 옮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한 한창 공부해야 할 청소년만 DHA가 필요한 게 아니다.
본래 DHA는 두뇌와 눈에 많이 있고, 남성 정자의 꼬리에 많이 있다. 또 1분당 70회씩 고동쳐야 하는 심장 근육에도 많이 있다. 그러니 오메가3를 통해 DHA를 공급받는다면 두루두루 덕을 보면 봤지, 손해가 될 턱이 없다는 얘기다.
특히 임신을 앞두고 있는 여성이라면 ‘오메가3-지방산’을 적극 추천한다. 우리 몸에서 에스트로겐이니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성호르몬의 재료가 바로 오메가 지방산이다. 상당수 사람들이 콜레스테롤이라면 고개부터 절래절래 흔드는(나쁜 것으로 오해하며)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생식력이 좋아지려면 콜레스테롤이라는 게 중요하다. 콜레스테롤이라는 것이 결국 세포막의 주성분인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이며, 그 스테로이드계 호르몬 중에 대표적인 것이 성호르몬이다. 그 성호르몬의 재료가 되는 것이 바로 오메가3-지방산인 셈이다.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있는 고령의 가임부부라면 오메가3 지방산을 복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다. 필자가 권해서 ‘오메가3-지방산’를 꾸준히 복용한 젊은 남성들 중에는 “아침에 발기가 달라졌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분들도 꽤 있었다. ‘오메가3-지방산’이 손가락과 하지 등 미세 말초 혈류를 좋게 할 수 있기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요즘 결혼이 늦어져서 고령 가임남성이 많기에 적극 권한다.
오메가 지방산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오메가3’와 ‘오메가6’이다. 등푸른 생선류에는 동물성 오메가3가, 견과류에는 식물성 오메가3가 많다. 달맞이꽃과 보라지오일 등에는 오메가6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의 비율이 우리 몸의 대사 속도와 인슐린 저항성 등의 세포의 기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적절한 섭취가 중요하다. 오메가3와 오메가6이 마치 한 쌍의 스위치처럼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기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오메가3와 오메가 6의 비율(ratio)이 중요하며 오메가3 우위의 식이(食餌)가 중요하다.
한편, 비만도가 혈장 내 오메가3지방산의 양과 반비례한다니 놀랍지 않은가. 호주 뉴캐슬 대학 영양약학연구소 실험결과, 비만인 그룹은 혈장내 오메가3의 양이 현저히 적었고, 반대로 정상체중 그룹은 비만인보다 오메가3의 농도가 매우 높았다고 한다. 오메가3의 꾸준한 섭취가 체중감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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