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에 미국 경제학자 폴 밀그롬 교수와 로버트 윌슨 교수가 선정됐다. 경매 이론을 정교화하고 새 경매 포맷을 개발한 공로다.


밀그롬(72) 교수와 윌슨(83) 교수는 스탠퍼드대에 재직 중이며 두 수상자는 1960년대와 1970년대부터 경매에 대한 경제 이론을 발표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월 12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며 "수상자들이 개발한 새 경매 포맷은 어떻게 기본 연구가 사회에 혜택을 주는 고안으로 이어지는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예"라고 말했다.


이어 "경매는 경매장이 아니라 주변 모든 곳에 편재하며 우리 일상에 영향을 끼친다"며 "밀그롬 교수와 윌슨 교수는 이론과 포맷 고안으로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은 물론 납세자가 고루 혜택을 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수상자들의 새 경매 포맷은 현재 무선 주파수대 배당, 어업 쿼타, 비행기 착륙지 할당 및 배출가스 배분 등에 활용되고 있다.


예술품 경매에 참가할 경우 응찰자는 사서 되파는 재판매 가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듯 하면서도 매입 결정에는 각자의 개인적 가치관이 들어간다고 두 학자는 보고 있다. 그래서 되파는 대신 거실 장식장 위에 그림을 걸어두는 많게 된다. 


1960년대에 경매 연구에 나선 윌슨 교수가 경매품에 대한 공동의 가치 인식에 주목했다면 밀그롬 교수는 1980년대 초반에 응찰자 개인의 내밀한 가치관 문제를 예리하게 들여다봤다.


두 수상자의 경매 이론 중 '승자의 저주'는 다른 경제 및 사회 분야 해석에 활용되고 있다. 어업 쿼타 경매의 경우 가격은 쿼타뿐 아니라 고기의 미래 가치에 의해 결정될 수 있어 응찰자는 이 가치도 추산해야 한다. 이때 과도하게 평가해 높은 가격을 내고 사는 위험이 잠재한다.


과학원은 윌슨 교수의 이론이 "이성적 입찰자가 왜 경매품의 '공동의 가치'에 대한 자신의 추정액보다 항시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가"를 밝혀준다고 설명했다. 공동의 가치는 경매 이전에는 불분명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것이 되는 성격을 지닌다. 


과학원은 "윌슨 교수가 경매 대상의 공동 가치에 대해 이성적 입찰자가 승자의 저주에 끌려가지 않으면서 장래 가치 추산을 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10월 5일부터 발표된 올해 노벨상은 경제학상 발표로 마무리됐다. 생리의학상은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3명의 학자들에게 주어졌으며, 물리학상은 블랙홀 규명에 기여한 학자 3명이 공동수상했다. 화학상은 크리스퍼라는 최신 유전체 편집교정 기술을 고안한 두 명의 과학자가 탔다. 문학상은 미국 시인 루이즈 글뤼크가 수상했고, 평화상은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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