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020년에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에너지의 85.2%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로서 대안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외에는 없다. 이렇게 과거는 사라지지 않고 현재를 지배하고 있다. 현재는 다시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를 잘 살펴보면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 가능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현재를 잘 살피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먼 미래를 선명하게 보기 위해서는 정밀하게 관계를 찾아 연결해서 과거와 현재를 봐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히 우리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살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혁명이 유럽을 휩쓸고 지나갈 때, 중국은 어땠을까? 중국은 서고동저의 지형으로 서부는 사막과 고원, 산지가 많다. 동부해안은 평야가 발달해서 인구가 밀집했다. 남에서 북으로 이르는 해안평야 지역에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다수 인구가 분포했다. 그 중심에는 황허(黃河)가 흐른다. 중국은 매장량 기준 세계 3위, 생산량 기준 세계 1위의 석탄 대국이다. 석탄에 ‘대국’이라는 표현을 붙인 이유는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광범위한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석탄 매장지는 주로 황허를 따라 분포하는데 상류에 대부분이 매장되어 있다.
 
100년간 잠든 중국의 석탄

 
그런데 왜 과거에는 없던 미세먼지가 대량으로 한반도에 날아들까? 실제로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탄소 동소체를 사용하는 비율이 확연하게 석유와 천연가스로 이동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를 거치면서 석탄은 가정과 공장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등장했다. 그러다가 현재는 가정에서도 석유와 천연가스를 더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왜 중국은 목재에서 석탄, 석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로 탄소 동소체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지금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중국은 석탄 매장량이 많지만 대부분이 서부의 산악과 고원에 분포해 채굴하는 일이 몹시 어려웠고, 지형 때문에 동부해안으로 운송하는 일도 몹시 어려웠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황허를 활용해 배로 운송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대량으로 석탄을 운송할 큰 배를 띄울 수 없다는 점이었다. 물이 얕고 좁아지고 경사가 커져서 물살이 빨라지는 상류로 배를 보내 산악지역의 석탄을 운송할 방법은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석탄의 무게도 문제였다. 상류에서는 작은 배로 운송하고 점점 큰 배로 옮겨 싣는 방법은 석탄을 산악에서 채굴해 강가로 모으는 방법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작은 배에 석탄을 싣고 하류인 동부해안으로 운송한 후, 배를 줄로 묶어 강변을 따라 우마로 끌거나 우마차에 실어 다시 상류로 올라가야 했다. 점점 늘어가는 석탄의 수요에도 불구하고 운송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여기에 중국의 공산화는 석탄을 잠재우는 데 더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중국은 석탄을 묻어둔 채로 20세기를 거의 흘려보냈다.
   
NISI20191211_0015888690 (1).jpg
중국이 난방을 시작하면 곧바로 한반도는 미세먼지로 가득 찬다. 문제는 2030년이 되어도 중국의 석탄 사용량이 크게 줄지 않는 데 있다. 사진=뉴시스DB

깨어난 석탄, 공포의 미세먼지

 
1900년대 말, 중국의 산업화와 함께 다양한 운송수단이 급속하게 보급됐다. 중국은 매장된 석탄을 그대로 재워둔 채 석유를 대량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석탄 운송의 문제를 도로와 자동차가 해결했다. 여기에 철도가 더 넓은 지역으로 보급되어 운송수단으로 활용됐다.
 
중국인들은 산업화의 혜택으로 값싼 갈탄이나 무연탄을 쓰기 시작했다. 문제는 늘어난 자동차, 늘어난 공장, 늘어난 인구에 도시 집중화가 동시에 진행됐다는 점이다. 도시는 공장과 가정, 자동차와 음식점에서 내뿜는 매연과 미세먼지로 가득하게 됐다. 이처럼 100년 만에 깨어난 석탄은 미세먼지 공포를 불러왔다.
 
지금 한반도를 뒤덮는 미세먼지의 상당량은 중국에서 깨어난 석탄이 석유를 만난 결과이다. 계절마다 차이는 있지만, 겨울철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60~70%는 중국이 원인이다. 중국이 난방을 시작하면 곧바로 한반도는 미세먼지로 가득 찬다. 문제는 2030년이 되어도 중국의 석탄 사용량이 크게 줄지 않는 데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30~40%를 차지하는 국내 발생 미세먼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2000년 1,200만 대였던 자동 차가 2019년에는 2,350만 대로 약 2배 늘었다. 매연저감장치를 장착했지만, 경유차 또한 늘었다.
 
미래는 현재가 만든다
 
2020년 현재 한반도에 미세먼지가 가득한 현실을 100년 전 중국의 과거에서 찾아봤다. 석탄 사용량을 줄이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은 이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석탄을 포함한 탄소 동소체 전체를 연료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석유수 출국기구(OPEC)는 2020년에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에너지의 85.2%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로서 대안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외에는 없다. 이렇게 과거는 사라지지 않고 현재를 지배하고 있다. 현재는 다시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를 잘 살펴보면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 가능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현재를 잘 살피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먼 미래를 선명하게 보기 위해서는 정밀하게 관계를 찾아 연결해서 과거와 현재를 봐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히 우리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살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소개 / 조병학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후 현대경제연구원에서 기업, 교육, 경제 등을 탐구했다. 10년차 직장인으로 일하던 무렵 인간의 ‘창조성’과 ‘공부하는 이유’를 다룬 《브릴리언트(공저)》를 냈다. 기대 이상으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2016년에는 《천재들의 공부법》을 출간해 ‘연결되고 이해하는 공부’ 열풍을 몰고 왔다. 이듬해 발간한 《2035 일의 미래로 가라(공저)》는 과학기술융합 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폭풍’을 다뤘다. 책이 나온 후 정부, 기업, 대학 등에서 강의요청이 쏟아졌다. 이번에 출간한 《2040 디바이디드》는 《2035 일의 미래로 가라》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일자리는 물론 부, 인구, 공장, 에너지, 인류, 계급, 교육, 정치 등이 ‘기술’에 의해 어떻게 둘로 나눠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필자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미래’를 종합한 책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13만 명의 커뮤니티 〈더굿북〉의 대표 컨설턴트를 역임했다. 현재는 파이낸셜뉴스미디어그룹의 교육기업인 에프앤이노에듀 부대표로 재직 중이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