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이 되면 누구나 영생불멸을 누릴 수 있다는 주장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사람은 드물 것이다. 더욱이 발명가로서 혁신적인 업적을 내고 미래학자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레이 커즈와일의 예측인 터라 화제가 될 만하다.
  
1948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커즈와일은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어 있으며 2005년 9월 펴낸 '특이점이 다가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는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특이점은 인간을 초월하는 기계가 출현하는 미래의 어느 시점을 가리킨다.
 
22세 때 커즈와일은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58세에 세상을 떠나자 죽음의 비극을 실감하고, 35세부터 당뇨병에 시달리면서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된다. 2010년 영국 주간 '뉴 사이언티스트' 12월 25일자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인류는 세 개의 '다리(Bridge)'를 건너면 불로장생을 누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다리는 생물학의 연구 결과를 활용한 양생법으로 노화를 늦추는 단계이다. 가령 음식을 적게 먹고 적절한 운동을 하며 잠을 충분히 자면 장수(長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커즈와일은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날마다 알칼리 물을 10잔 마시고, 비타민은 일주일마다 정맥주사로 보충한다고 밝혔다.
 
영생불멸로 가는 두 번째 다리는 생명공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유전자 또는 세포 수준에서 인간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단계이다. 우선 유전자 치료(gene therapy)가 인류를 질병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켜준다. 유전자의 이상으로 생긴 질병을 고치기 위해 세포 안으로 정상적인 유전자를 집어넣는 의료 기술을 유전자 치료라 한다.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 역시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한다. 조직공학은 사람의 살아 있는 세포를 사용하여 인체 조직이나 기관을 만들기 때문에 피부와 연골 같은 단순한 조직부터 간·콩팥·심장 같은 복잡한 기관까지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수 있다. 커즈와일은 2030년 전후로 노화의 시곗바늘을 되돌려 회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다리는 나노기술에 의해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가 완벽하게 극복되는 단계이다. 핏속을 돌아다니는 나노로봇은 바이러스를 만나면 즉시 격멸할 뿐만 아니라 뇌의 모세혈관 안에서 신경세포와 상호작용하여 인간의 지능을 향상시킨다. 결국 인간의 마음이 일종의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조작이 가능해짐에 따라 기계 속으로 옮겨질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기계로 이식하는 과정은 '마음 업로딩(mind uploading)'이라 한다. 사람의 마음을 기계 속으로 옮기면 사람이 말 그대로 로봇으로 바뀌게 된다. 로봇 안에서 사람 마음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마음이 사멸하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살게 되는 셈이다. 커즈와일은 2045년 전후로 마음 업로딩이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커즈와일의 아이디어는 영화로도 소개되었다. 2009년 5월 개봉된 '초월적 인간(Transcendent Man)'에서 2045년 특이점이 올 것으로 예측한 커즈와일은 사람보다 영리한 기계 속으로 마음이 업로딩 되면 인류는 영생을 누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가 창설한 미래기술교육기관인 '특이점 대학'이 올 하반기 서울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조선일보 '이인식의 멋진 과학' 2011년 1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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