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사망한 환자가 30명대에 접어든 가운데 사망한 환자에 대해 부검을 실시한 결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및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와 유사한 폐 손상이 확인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자의 첫 부검 결과가 중국 학술지인 법의학잡지에 공개됐는데 사망자는 후베이성 우한에 살던 85세 남성으로 지난 1월 뇌졸증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뒤 13일만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보름 뒤 코로나19와 호흡부전으로 숨졌고 우한 화중과기대는 사후 12시간 이내에 부검을 실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폐 손상은 사스 때보다 덜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장기의 손상이 코로나19에 의한 것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지 그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복합영상 분석 및 육안 검사 결과 코로나19는 주로 하(下) 기도부와 및 폐포에 손상과 염증을 일으켰다"며 "검사 결과 폐섬유증과 폐경화는 사스보다 덜 심각한 반면 삼출성(염증으로 피의 성분이 맥관 밖으로 스며 나오는 것)은 사스보다 더 분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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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복합영상 분석 및 육안 검사 결과 코로나19는 주로 하(下) 기도부와 및 폐포에 손상과 염증을 일으켰다"며 "검사 결과 폐섬유증과 폐경화는 사스보다 덜 심각한 반면 삼출성(염증으로 피의 성분이 맥관 밖으로 스며 나오는 것)은 사스보다 더 분명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보고서는 이런 관찰은 감염 환자가 사망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15일로 비교적 짧았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부검시 심장 근육의 상처 및 소장, 중추 신경계, 비장 및 기타 기관의 손상 징후를 찾아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가 두통, 구역, 구토 등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고 호흡이 힘든 이유는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거쳐 중추신경계를 침범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합뉴스는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저널(Journal of Medical Virology) 최신호를 인용해 중국 지린대 의과대학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뇌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해당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과거 사스(SARS.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서 확인된 것처럼 호흡기를 통해 뇌 중추신경계를 침범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 세포나 폐 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코로나19 환자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으로 호흡곤란을 꼽았다. 중국 우한시의 경우 호흡 곤란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집중 치료가 필요했고, 중환자실 치료 환자의 46∼65%가 단기간에 악화해 자발적 호흡이 어려워지는 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 이를 두고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충추신경계 침투가 코로나19 환자의 급성 호흡 부전에서 일정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환자들은 첫 증상부터 호흡 곤란까지 평균 5일이 걸렸으며 병원 입원까지는 평균 7일, 집중 치료까지는 평균 8일이 각각 소요됐다.
 
연구팀은 이 정도 시간이면 바이러스가 뇌 속 뉴런(신경세포)에 들어가 신경계를 파괴하기에 충분하다고 추정했다. 특히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두통, 구역, 구토 등 신경학적인 징후는 바이러스의 신경계 침투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구강 또는 결막보다 코를 통해 침투했을 때 호흡부전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마스크를 쓸 때는 꼭 코를 잘 가려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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