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약 먹는 것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중 약물처방이 9개월(270일) 이상이고 입원이 없는 300만8000명을 분석한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다제약물(Polypharmacy) 복용자의 약물 처방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 결과를 8월 20일 발표했다.
 
자료를 요약하면, 65세 이상 노인 중 5개 이상 약을 장기간 복용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25%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노인 절반 가까이는 피해야 할 약물을 부적절하게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장기간 약물을 복용한 노인 중 46.6%인 140만2000명이 5개 이상 약물을 처방받은 다제약물군이었는데, 이 가운데 47.0%인 65만8000명에게 부적절한 처방이 이뤄졌다. 다제약물군이 4개 이하인 사람들의 부적절 처방률(13.8%)보다 33.2%포인트나 높은 수치였다.
  
연구진은 대상자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추적했다. 그 결과 다제약물군은 4개 이하인 노인보다 사망 위험은 25%, 입원위험은 18% 높게 나타났다.
 
특히 처방약물 개수가 증가할수록 사망과 입원 위험은 커졌다. 11개 이상 복용군은 2개 이하 약물만 처방받은 노인에 비해 숨질 확률이 54%, 입원할 확률이 45%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당뇨병 등 1개 이상의 질환이 있고 10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지난해 95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고령화 추세에 따라 더 늘어날 전망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약사 등 전문가가 방문해 약물 이용 상태를 점검하고 3개월간 상담을 제공하는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서비스 대상 만성질환을 지난해 4개에서 13개로 확대하고 대상자도 9개 지역 684명에서 64개 지역 3000명으로 대폭 늘렸다.
 
서비스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서울시 의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 의사·약사·공단이 협업하는 서비스를 다음달부터 서울시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서비스가 개발되면 대상자가 의원 방문 시 의사는 대상자의 약물복용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대상자도 이후 3개월간 서비스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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