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함께 10월 28일 오후 3시부터 '초저출생 시대, 2030 여성의 삶 : 노동과 출산에 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출생아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저출산 대응을 위한 성평등 노동 실현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출생률은 2015년 44만명에서 매년 약 10%씩 감소 추세이다. 2017년 35만명 수준으로 감소 이후, 2019년 30.3만 명까지 하락했다.
특히, 2030 여성들의 변화된 인식과 삶의 여건들이 '노동 중심 생애'를 지향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청년 여성들의 노동 여건과 출산 선택 현실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논의했다.
포럼에서는 윤자영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하지선 인권복지연구소 연 선임대표,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았다.
이어지는 지정 토론에서는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 이승윤 국무총리 직속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민간 부위원장,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대표가 참여했다.
첫 발제를 맡은 윤자영 교수는 청년 여성의 패널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혼 여성의 결혼과 출산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일자리의 실질적 안정성"이며, "기혼 여성도 마찬가지로, 일자리의 안정성이 높은 경우, 대기업·공공기업에 근무할 경우에 출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실증적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취업 자체가 청년 여성의 출산·결혼 의향에 긍정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임을 강조하며, "근로계약서상 형식적인 고용 안정 보다는 결혼과 출산을 해도 일자리가 사실상 유지될 수 있는 실질적인 일자리 안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선 대표는 2030 여성들의 노동생애 맥락에서 바라본 출산(또는 비출산) 선택 경험을 주제로, 일하는 2030 청년들(총 20명)을 심층 인터뷰하여, 출산 의사 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상과 직장에서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분석한 질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하 대표는 기혼여성에 대한 모성 담론은 "현 사회가 마치 출산에 대해 여성에게 자유로운 결정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나, 여성의 통제권 밖의 강제된 모성, 여성을 사회적 소외와 개인적 부자유 상태로 이끄는 모성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이런 상황에서 2030 여성들이 취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은 출산 거부(또는 지연)를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김난주 부연구위원은 "2030 청년세대의 삶의 중요성에서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나, 노동 현장에는 채용 성차별, 성별 임금격차가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특히 성별 임금격차 중 설명되지 않은 차별이 60%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남녀임금 격차(34.1%)가 가장 큰 국가이다.
이에 저출산 대응을 위한 정책 대안으로,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의 공정성 실현을 위해 채용 성차별 지표 마련, 채용-고용-임금의 성별 현황 공개를 위한 성평등공시제 도입, 기업 내 의사결정의 성별 다양성 확보, 저평가 여성 집중 일자리 개선, 고용상 성차별 권리구제 강화 등 다양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정책 대안들을 바탕으로 향후 관계 부처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구체화하여, 12월 발표 예정인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년)에 담을 예정이다.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남녀가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볼 수 있는 사회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성의 공정한 노동권 확보와 남성의 적극적인 돌봄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출산과 육아하는 것이 여성의 삶 또는 여성의 일을 억압하지 않은 사회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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