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7월 2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을 찾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성과 보고대회에 참석해 지난 2년간의 주요 성과를 직접 발표했다. 이른바 '문재인 케어'는 정부의 대표적인 사회정책으로,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국민이 없도록 하겠다는 구상에서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건강보험료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결국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으로 보험대상을 확대한 것이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사회 정책과 관련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5월 7일 치매안심센터 방문 이후 두 달만의 행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8월 9일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을 찾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직접 발표한 바 있다. 건강보험 급여 대상을 확대해 병원비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그간의 성과와 추진 경과를 돌아보는 중간 점검 차원에서 이번 보고회가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冒頭)발언을 통해 “의료인분들의 노력과 국민들의 협조 속에서 보장성 강화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됐고 국민 의료비 부담이 경감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필수 의료 질 향상 및 의료체계 개선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간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구체적 성과와 실제 현장의 체감 사례 등에 대해 청취했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통해 국민은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 부담을 해소하고 의료계는 건강보험 하나로 병원과 의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치료에 필수적인 부분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보장성 강화로 건강보험 재정안정성 악화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염두에 둔 듯 "정부는 안정적인 국고지원 확보와 불필요한 지출관리 그리고 재정 수입기반 확충을 통해 적립금 규모는 10조원 이상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험료 인상은 지난 10년간의 평균수준보다 높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재정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케어 시행의 혜택을 받고 있는 환자, 의료인 등 보장성 강화대책 정책 대상자별로 실제 체감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선천성 거대 색소 모반, 신경피부 흑색증 이라는 희귀병으로 열 차례 이상 수술을 받아야 했던 딸의 아빠 최원용 씨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해야 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 씨는 정부의 아동 입원 진료비 본인 부담률 인하와 특진비 폐지 시행 등으로 병원비 부담에 대한 짐을 덜게 됐다.
 
선택진료비 폐지,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간호간병 서비스로 혜택을 본 도현욱 씨도 "민심의 작은 소리까지도 반영한 정책 결정"이라며 "문재인 케어가 더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보고회 참석에 앞서 일산병원 내 재활센터와 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 검사실을 방문해 재활치료 검사를 받는 환자 및 보호자와 담당 의료진을 격려했다. MRI실을 찾은 문 대통령은 의학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는 만큼, 행정 차원에서의 뒷받침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의학기술도 끊임없이 발전하니 더 좋은 진료 방법이 나올 것이 아닌가"라고 박 장관에게 물으며 "의료계에서 생각하는 수준과 보건복지부 행정 차원에서 하는 것하고는 간극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보험 혜택이 늘어난 만큼 국민 부담도 늘고 있다. 올해 직장인들의 월급 평균 인상률보다 건강보험료 인상률이 더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직장인들의 평균 임금 인상률이 2%대인 것과 달리 건보료율 인상률은 3.49%이다. 2017년의 경우 건보 누적 흑자는 20조원에 육박하면서 건강보험료를 동결시켰는데도 건보료 수입은 5.9%(2조8237억원) 늘었다. 직장인의 임금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건강보험 보장률 7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건보료율도 매년 인상돼야 한다. 그만큼 국민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비급여 진료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건강보험공단은 작년 3조895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건보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보험당국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적정 수준의 보험료율 인상을 지켜나가면 건보 재정은 고갈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문재인 케어) 정책변경과 진찰료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하고 가시적 성과가 없을 땐 9~10월 총파업까지 예고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 대정부 투쟁 행동 선포 및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의쟁투가 요구한 선결적 과제는 ▲문재인케어 정책변경 ▲진료수가 정상화 ▲불합리한 형사적 책임을 면책하는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미지급 국고지원금 즉각 투입 ▲의료전달체계 확립 ▲한의학적 혈액검사 제한 등 6가지다.
 
우선 의쟁투는 "문재인케어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라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포퓰리즘적으로 정책이 추진돼 의료 질을 저하시키며 건강보험 재정 위기를 일으키고 있다"며 전면적 정책변경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에선 상급병원 쏠림현상이 특별히 없다고 말하나 경증과 중증 가릴 것 없이 너도나도  대형병원진료와 검사에 줄을 서고 있다"면서 " 당장은 공짜 같아도 결국 건보료 폭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주장했다.
 
진료수가 정상화 골자는 진찰료 30% 인상이다. 의쟁투는 "수가 정상화의 진입단계로 진찰료 30% 인상이 필요하다"며 "현재와 같은 외과계 수술 수가로는 향후 5년을 전후해서 우리나라 수술 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사고 배상 제도 개편도 요구 사항 중 하나다. 이들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지식과 기술과 자원을 동원한 의사가 결과가 나빴다는 이유로 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는 의료현실이라면 어떤 의사가 최선을 다해 진료할 수 있겠나"라며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해선 형사적 책임을 면해주는 의료분쟁특례법 제정을 요구했다.
 
의쟁투는 "의료개혁을 위해 선결적으로 제시된 여섯 가지 과제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시 9월, 10월 중에는 의료개혁을 촉구하기 위해 의료를 멈출 것이다. 지역·직역별로 의사총파업 회원 여론조사를 거쳐 제1차 전국 의사 총파업이 시행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건강보험 보장률 7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건보료율도 매년 인상돼야 한다. 그만큼 국민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비급여 진료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건강보험공단은 작년 3조895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건보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청와대

     

다음은  문 대통령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 冒頭발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국민 의료보험 30주년을 맞은 뜻깊은 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의료보험증을 잃어버렸다고, 신문에 분실 광고를 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기업 노동자, 공무원이나 교직원이 아닌 서민은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고, 의료비 부담이 3배 이상 높아서 불법으로 남의 의료보험증을 빌려 진료를 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전국민 건강보험의 시행으로 누구나 의료보험증을 가지게 됐고, 누구나 기본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과 30여 년 안팎의 일들입니다.
 

국민건강보험은 경제발전과 민주화와 함께 우리 국민이 함께 만든 또 하나의 신화입니다.
 

‘의료보험법’이 제정된 1963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4불에 불과했습니다.
직장의료보험이 먼저 시행된 1977년은 1천 불을 처음 넘긴 해였고, 전국민 건강보험 시대가 열린 1989년은 처음으로 5천 불을 넘긴 해였습니다.
직장과 지역으로 나뉘어 있던 의료보험을 국민건강보험으로 통합한 것은 IMF 외환위기를 겪고 있을 때였습니다.
 

OECD 회원국 중에서 전국민 의료보험을 하고 있는 나라는 지금도 우리나라를 포함해 18개국에 불과합니다.
의료보험 시작 12년, 최단 기간에 전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한 것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성과입니다.
 

국민건강보험 도입 전에는 질환자 40%가 아파도 돈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거나 치료를 포기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병원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료비 부담은 줄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서 우리 국민의 건강은 선진국 수준이 되었습니다.
기대수명과 영아 사망률, 암질환 생존율 등 주요지표에서 우리는 OECD 국가들 가운데에서도 상위권입니다.
 

의료기술과 심사평가기술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의료기술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이 우리나라와 보건의료분야 협력을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형 병원시스템과 건강보험시스템을 배우고 수입해가는 나라도 늘고 있습니다.
 

능력에 따라 부담을 나누는 공제의 정신으로 지난 30년간 국민건강보험은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헌신적인 의료인과 의료 기업들이 있어서 세계적인 수준의 건강보험제도와 의료서비스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 앞에는 새로운 도전이 놓여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새로운 질병과 만성질환이 늘어났습니다.
새로운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건강보험에 포함되지 않는 비싼 진료도 늘어납니다.
국민이 기대하는 의료 수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출범 당시 건강보험 보장률은 60% 초반 수준으로 OECD 평균인 80%에 크게 뒤떨어졌습니다.
 

전국민 건강보험 시대를 살고 있지만, 국민의 의료비 자부담이 높아 중증질환이나 희귀질환의 경우 환자와 가족들의 부담이 여전히 큽니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생계와 삶도 함께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30년의 성과와 한계 위에서 ‘전국민 전생애 건강보장’을 위해 태어났습니다.
 

‘최소한’의 건강을 지켜주는 건강보험에서 ‘최대한’의 건강을 지켜주는 건강보험으로 가고자 합니다.
국민건강보험 하나만 있어도 국민 한 분 한 분 모두 건강을 지킬 수 있고, 가족의 내일을 지킬 수 있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국민 전생애 건강보장’은 우리 아이들이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정책이자, 노년의 시간이 길어질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정책입니다.
또한, 그럴 수 있을 만큼 우리의 국력과 재정이 충분히 성장했다는 자신감 위에 서 있습니다.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OECD 평균 80% 수준으로 당장 높이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70% 수준까지는 가야하고,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년 전 약속드린 의료비 걱정에서 자유로운 나라, 어떤 질병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를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노력해왔습니다.
 

그 결과 건강보험 보장률은, 현재 집계가 가능한 종합병원 이상으로만 보면, 2016년의 62.6%에서 2018년 67.2%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임기 내에 전체적인 보장률을 70%까지 높인다는 것이 문재인케어의 목표입니다.
 

특히 의료비 부담이 큰 환자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중증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정책 도입 전에 비해, 4분의 1도 안 되는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선택진료비를 폐지했고, 상급병실료도 2인실까지 보험을 확대했습니다.
MRI, 초음파와 같이 꼭 필요한 검사나 응급, 중환자 치료를 비롯한 필수적인 치료에 대한 보험 적용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난임 가족과 고위험 산모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어르신과 아이들에 대한 혜택도 늘었습니다.
아이들 충치치료, 어르신 틀니와 같은 치아치료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입원이 필요한 어린이 환자, 중증치매 환자도 종전의 절반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한방 분야에서도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했습니다.
 

의료비 때문에 가정 경제가 무너져서는 안 됩니다.
저소득층의 부담을 더욱 줄였습니다.
저소득층은 연간 최대 100만 원 이하의 비용으로 언제든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 하위 50%는 최대 3천만 원까지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작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민의료비 지출이 총 2조2천억 원 절감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는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던 검사와 치료에 대한 부담도 줄이겠습니다.
건강보험이 전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든든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의학적으로 필요한 모든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당장 올해 9월부터는 전립선 초음파, 10월부터 복부와 흉부 MRI, 12월부터는 자궁과 난소 초음파도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척추와 관절, 안과 질환, 수술 및 치료 재료에도 적용을 확대해 꼭 필요한 치료나 검사인데도 보험 적용이 안 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보장성 강화와 함께 보다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에도 힘쓰겠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의료, 중환자진료, 외상센터 등 필수 의료서비스는 건강보험 수가 개선을 비롯, 지원을 강화하여 지역별로 충분한 인력과 양질의 의료를 갖추겠습니다.
 

어린이병원도 권역별로 적극 육성해서 아이들이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정부의 약속은 굳건합니다.
2022년까지 정부가 계획한 대로 추진해 나가면 국민 한 분 한 분의 건강을 보장하면서 의료비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동시에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있습니다.
경제발전과 함께 민주주의와 사회복지를 성장시킨 우리 국민의 힘 덕분입니다.
 

어느 날 기적처럼 찾아온 일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하루하루, 한 해 한 해 성실하게 살아온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일입니다.
그래서 더욱 위대하며, 저는 이것이 항상 자랑스럽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문재인 케어’도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과 함께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전국민 전생애 건강보장의 시대’ 모두의 힘으로 모두의 건강을 지키고 희망을 키우는 정책에 국민 여러분께서 지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문재인 케어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7월 2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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