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양에서 벌어진 남북 축구대표팀 경기 당시 신경전과 몸싸움이 격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 선수들은 우리 선수들을 상대로 매우 위협적인 플레이를 보였다고 한다.
 
평양 원정을 마치고 10월17일 새벽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손흥민(토트넘)은 "우리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너무 큰 수확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경기가 거칠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측 선수들이 예민하고 거칠게 반응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월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을 치렀다. 현지에 파견됐던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시종일관 거친 플레이로 한국 선수들을 괴롭혔다. 전반 중반에는 양팀 선수들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축구를 하다보면 몸싸움은 당연히 허용된다"면서도 “하지만 누가 봐도 거칠게 들어오는 상황이 되게 많았다. 그쪽 선수들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 한국 대 북한의 경기, 양팀 주장 손흥민과 정일권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욕설도 난무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심한 욕설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말이었는지 다시 묻자 "별로 기억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지난 7월 조 추첨 당시부터 우려가 계속됐다. 현실에서도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평양 김일성경기장이 텅 빈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경기 전날 양팀 관계자들이 참가한 미팅 때만 해도 '4만명 가량 올 것'이라고 통보했던 북한은 정작 경기날이 되자 좌석을 모두 비워뒀다.
  
손흥민은 "'우리를 강팀이라고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런 걸 신경 쓰기보단 경기에 집중하려고 했다. 잠자고 먹는 것에 신경 쓰려고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한국 선수단을 철저히 통제했다. 선수들은 숙소인 고려호텔과 경기를 치른 김일성경기장 외에는 어떤 곳도 방문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통제된다는 느낌보다는 그런 것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예민한 문제였고 선수들도 조심스러워했다"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좋았다. 잠을 많이 잤다. 선수들끼리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치님들도 새롭게 경험하셨을 것이다. 좋은 원정만 있을 수는 없다. 다들 고생했다.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내년 6월 국내에서 열릴 리턴매치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부상 없이 잘 돌아왔기에 한국에서 경기할 때 좋은 경기로 승리하는 것이 가장 큰 대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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