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10월 1일부터 소비세를 8%에서 10%로 올렸다. 개인소비는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한 데는 인구감소와 초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재원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 자문기구인 정부세제조사회는 지난달 26일 "우리 경제· 사회는 큰 구조변화에 직면해있다"며 "인구감소, 저출생, 고령화 진행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정부세제조사회의 설명에 따르면, 고령화의 진행으로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사회보장비가 증가해 국가 재정을 압박하고 있으나 일하는 근로 세대는 감소한다. 이로 인해 사회보장 재원 확보 시급해졌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근로세대의 소득에 부담 증가를 요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현재 세대가 부담을 나누는 것이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일본 재무성도 소비세율 증세를 하는 이유에 대해 비슷한 설명을 했다. 재무성은 일하는 특정 세대에 재정 확보 부담이 집중되지 않고 고령자를 포함한 국민 모두가 재원 부담을 하는 소비세율 증세가 일본에서 적합하다는 것이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4월 “일본은 채무 등에서 벗어나 재정 건전화를 이루기 위해 최대 26%의 소비세율이 필요하다"며 일본에 대한 경제 정책 제언을 발표하면서 “20~26%까지 소비세율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부채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226%로 36개 OECD 회원국 가운데 과거 최고 수준이다. OECD는 226%를 2060년 150%까지 낮추기 위해 기초적 재정수지(재정수지에서 국채 이자를 제외한 수지)를 5~8% 흑자로 유지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세율을 20~26%까지 인상해야 한다.
 
한편 소비세율 10% 시대를 앞두고 사재기와 고액 제품 구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30일 아사히신문은 “소비세율 10% 인상 전 마지막 주말인 28~29일 백화점 등에는 8% 소비세율로 제품을 사기 위한 인파가 몰려들었다"고 보도했다.
   
비싼 가격의 가전에 대한 판매도 증가했다. 가전양판점 빅카메라 신주쿠 니시구치(新宿西口)점에서는 유기EL TV 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냉장고·세탁기 매출은 2배 이상을 기록했다고 한다.
 
소비세율 증세에 앞서 올라간 '반짝' 매출은 증세 후 소비 침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아베 정부는 가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포인트 환원 등 대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용카드나 스마트폰 결제 등을 이용하면 일반 점포에서5%, 편의점에서는 2% 등 포인트를 환원받는 제도다. 아울러 육아 세대 지원을 위해 영유아 교육·보육 무상화도 지원된다. 모든 3~5세 아동, 그리고 저소득 세대의 0~2세 아동의 보육비용을 무상화한다.
 
아울러 기업의 사내유보금 활용을 촉진을 위해 인수합병(M&A) 감세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소비세율 증세로 인한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서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