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늘어나며 고독사(孤獨死)도 증가하고 있다. 장례식과 묘, 죽음을 맞는 방법 등 25년간 죽음에 관련된 연구를 해온 한 일본인이 고독사, 무연고 묘지 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리한 책이 나왔다.
 
《죽음과 장례의 의미를 묻는다》의 저자(著者) 고타니 미도리는 일본 제일생명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시니어 생활문화연구소장으로 있다. 생활 설계론, 사생학, 장송문제를 전공했으며 대학에서 생활 경영학, 사생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변화하는 장례식, 사라지는 묘》 《누가 묘를 지킬 것인가》 《지금부터 알아두어야 할 장례와 묘》 등이 있다.
 
이번에 나온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됐다. 1장(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 2장(장례식은 어떻게 될 것인가), 3장(묘는 어떻게 될 것인가), 4장(고독사 시대에 장송은 어디로 가는가), 5장(누구에게 사후를 맡길 것인가) 등이다.
 
저자는 책에서 모두가 안심하고 죽을 수 있는 사회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짚는다. 특히 고독사의 증가로 대변되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장례문화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일본의 상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주변사람들과의 관계, 공동성에 기반한 지원 시스템 등 다각도의 대비 방안도 모색한다.
 
죽음을 의식하면서 살아갈 때 우리의 삶은 더욱 충실해진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언젠가 다가올 자기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한편, 현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사람이 육체적으로 죽음에 이르더라도 주변사람들의 기억을 통해 사회적 삶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살아 있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증가하는 현실에 우려를 표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독사와 무연묘를 방지하는 방안으로 각 지자체에서 전개하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한다.
 
독거 고령자가 저렴한 가격으로 생전에 장의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합동묘나 합동 납골당을 신설하는 곳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고령자 생활협동조합에서는 고령자가 지역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다양한 교류 모임을 만들고, 합동묘를 조성해 사후에도 회원들이 같은 묘에 들어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회원끼리 정기적으로 만나 친목을 도모하고,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 회원을 추모하는 행사도 연다. 이러한 방식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고독사와 무연묘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다. 이처럼 앞으로 일본의 장례문화에서는 허례나 체면 요소가 점점 약화하는 한편, 혈연을 넘어 여러 사람의 연대와 협력에 기초한 공동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