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20대의 A는 패션모델 같았다. 3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여성 평균 키는 160㎝가 안 됐을 것이다. 그런데 당시 그녀는 키 168㎝에 늘씬한 스타일, 인상도 좋았고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이런 그녀를 어떤 남성이 마다하겠는가. 많은 남성의 애간장을 녹이던 그녀는 명문대를 졸업한 명석한 두뇌를 가진 글로벌기업 임원과 결혼했다. 아이를 둘 낳고 잘 살던 그녀의 인생에 먹구름이 낀 것은 결혼한 지 15년쯤 되던 때다. 남편이 우연히 손을 댄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데다가 그 일로 구속되고, 회사에서 해고까지 당하면서 그녀의 가정은 풍비박산 났다.
결국 A는 남편과 이혼하고, 두 자녀를 키우면서 홀로 살아왔다. 자기 관리를 잘해서 50대 초반인 지금도 20대 못지않은 몸매와 인상을 유지하고 있다. 재혼을 위해 남성들을 소개받고 있는데, 자신감이 넘친다.
A와 비슷한 연령대의 B가 있다. 전문대를 졸업한 그녀는 일찍 사업에 눈을 떠 20년 이상 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순탄치는 않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해외 영업부까지 둔 꽤 규모가 큰 회사의 대표가 됐다.
B의 외모는 지극히 평범하다. 키는 153㎝로 자그마하고, 살도 찐 편이다. 인상은 좋게 말하면 복이 들어오는 후덕한 느낌이다. 외형상으로는 A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A와 B가 남성을 소개받는 상황이다. A는 일단 예쁘고, 전문직에서 일한 연륜이 있어서인지 세련된 분위기로 100% 애프터를 받는다. B 역시 성공한 사업가라는 커리어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전문직 남성들을 소개받고 있다.
두 여성의 만남 결과는 어떨까?
A와 연결된 남성들은 1, 2번 만남 후 연락이 없다. A는 그 이유가 너무 궁금하다. 자신은 예쁘고 세련됐으니 남성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결과가 안 좋으니 말이다. 반대로 큰 기대가 없던 B는 만나본 남성 모두에게서 연락이 왔고, 교제 의사를 밝힌 남성들도 많다.
결정적으로 A에게는 경제적 기반이 없다. A가 재혼을 결심한 것도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살고 싶어서다.
흔히 전문직 종사자, 명문대를 나온 남성들은 나이 어리고 예쁜 여성을 선호한다는 인식이 있다. 물론 젊어서 연애할 때는 그렇다. 하지만 50대 이상 된 남성들은 여성을 보는 기준이 다르다.
준비된 여성 B는 20대 때는 남성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인기가 높다. 노력하며 살아온 세월이 헛되지 않았고 이제는 본인이 원하는 남성을 만나 결혼할 확률이 매우 커졌다. 인생에는 이런 역전이 있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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