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여성 A와 30세 남성 B가 만나 결혼을 전제로 4년 간 연애를 했다. 그러는 동안 두 사람은 31, 34세가 됐다.
A는 긴 연애를 끝내야 할 때라고 생각해 B에게 결혼 얘기를 내비쳤는데, 어째 B의 반응이 애매했다. 아직 결혼할 때가 아니라고 했다. 4년이나 연애를 했는데도 아직이라니? 이상한 생각이 든 A는 B를 추궁했고, 애인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큰 충격을 받은 A는 결별을 요구했는데, B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와 헤어진 후 몇 달 만에 바람을 피운 상대와 결혼해서 지금 잘 살고 있다.
A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어떻게 보면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한 남자만 바라보고 있다가 배신당했다. A의 잃어버린 4년, 그리고 정신적 피해는 어떻게 보상받을까.
또 다른 커플인 여성 C와 남성 D는 3년 교제하다가 동거한 지 1년이 됐는데, 최근 C가 결혼할 남자가 생겼다면서 헤어지자고 했다. D는 C와 동거하는 동안 집세, 생활비 등을 거의 다 부담해 그 비용만 2000만~3000만원이 된다. 결혼한 건 아니었지만, 암묵적으로 언젠가는 결혼할 걸로 생각한 D와는 달리 C는 가벼운 연애였다고 했다. D는 그 사실이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다. 두 사람의 관계를 증명하기는 힘들지만, 그동안 쓴 돈의 일부라도 돌려받을 방법을 찾고 있다.
‘결혼적령기’라는 말은 이제 거의 쓰지 않는다. 그래도 인생에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절이 있다. 그런 시기에 오롯이 한 사람에게 헌신했다면 상대는 그에 대한 책임이 분명히 있다.
결혼생활만 서로 신의를 지키는 게 아니다. 연애에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 더구나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라면 칼로 무 자르 듯 순식간에 헤어지기는 힘들다. 책임지거나 보상해야 할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부가 이혼할 때는 이혼의 책임이 있는 쪽에 위자료를 청구한다. 사실혼도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책임을 따진다. 연애도 두 사람이 합의한 이별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통보받거나 배신을 당해 그 피해가 크다면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하다.
결혼생활만 서로 신의를 지키는 게 아니다. 연애에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 더구나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라면 칼로 무 자르 듯 순식간에 헤어지기는 힘들다. 책임지거나 보상해야 할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부가 이혼할 때는 이혼의 책임이 있는 쪽에 위자료를 청구한다. 사실혼도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책임을 따진다. 연애도 두 사람이 합의한 이별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통보받거나 배신을 당해 그 피해가 크다면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하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고, 제도적으로도 뒷받침되는 것은 개개인의 피해를 막는 것은 물론 사회의 건강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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