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앞둔 초보 엄마들은 불안한 마음에 인터넷 커뮤니티의 후기를 찾아 읽는다. 내용은 대개 비슷하다.

출산 징후가 보이면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해 병원에 가고 제왕절개가 아니라면 오랜 시간 병원 침대에 누워 산통을 겪다가 어느 순간 무통주사를 맞는다.

생각보다 진통시간이 길어지면 분만 유도제를 맞고 이 과정에서 관장, 제모, 회음 절개로 이어지는 ’굴욕 3종 세트’도 빠지지 않는다.

실제로 산모 대부분이 이 과정을 거쳐 아이를 낳는다. 산전 수업에서 라마즈 분만법 등을 배우지만 정작 실전에 적용하기란 어렵다. 남들도 다 이렇게 한다는 마음에 엉겁결에 따라하지만 알 수 없는 미진함은 남는다.

미국 보스턴 글로브 기자로 20여년간 활동한 저자 티나 캐시디도 2004년 첫 아이를 낳으면서 비슷한 경험을 겪었다. 당시로선 최신 산부인과 지식으로 무장하고 출산에 임한 그는 철저한 준비가 무색하게 응급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고 혹독한 산욕기를 거친다.

저자는 출산 후 어느 날 왜 여성의 출산 과정이 수백년 전과 마찬가지로 위험천만한지, 다른 문화권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출산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책 ’출산, 그 놀라운 역사’는 바로 저자는 물론 모든 여성이 품고 있는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제목 그대로 직립보행을 하면서 어떻게 인간이 혼자서는 출산을 할 수 없는 영장류가 되었는지, 출산을 돕는 이가 어떻게 여성에서 남성으로 변했는지, 왜 오늘날 우리는 분만 침대에 누워 출산을 하게 됐는지, 왜 산파들은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했는지 등등 출산을 둘러싼 인류의 오랜 역사를 소개한다.

먼 옛날이야기만 담은 것은 아니다. 르봐이예 분만법, 브래들리 분만법, 수중분만, 최면요법 등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대안적 분만법이 어떻게 등장하고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등도 알려준다.

이 책은 그렇다고 완벽한 출산법을 알려주거나 특정 분만 방식을 홍보하지 않는다.

오히려 ’완벽한 출산’이란 완벽주의에 중독된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관념이며 출산 과정에는 너무나 많은 우발적 상황이 개입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모두 세차례 출산을 경험한 저자는 서문에서 ’건강한 아기를 낳는 것은 말 그대로 하나의 기적이다’라고 밝혔다.

최세문·정윤선·주지수·최영은·가문희 옮김. 후마니타스. 512쪽. 2만원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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