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상 추워 꿈 깬 뒤 해진 갖옷 두르고/ 아직도 눈에 선한 고향 꿈을 생각한다/ 국화 꽂고 부모 앞에 덩실덩실 춤추었고/ 백주 들고 마을에서 친구들과 노닐었지/ 그 음성 그 모습에 객지에서 기뻤는데/ 두 고향을 이별하고 지금 가을임에랴/ 아침 일찍 누대 올라 저 멀리 바라보니/ 계주 숲 요동 구름 갈 길이 아득하다.’
조선 중기 문신 한응인(1554∼1614)의 저서 ’백졸재유고’ 권1에 수록된 한시 ’꿈을 기록하여 송덕구에게 보여주다’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은 26일부터 시작된 추석 연휴를 맞아 우리 고전 속 추석과 고향을 읊은 한시를 소개했다.
’꿈을 기록하여…’를 쓴 한응인은 사신으로서 처음 중국에 갔을 때 지은 것이다.
실록에 의하면 그는 1584년 5월 3일 중국으로 출발해 11월 1일 고국에 돌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기찬 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은 "노정을 따져보면 이 시는 추석 무렵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어머님의 손을 놓고 고향을 떠나온 뒤 고향 꿈을 꾸다가 깬 쓸쓸함이 묻어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우리 선조들은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자주 글로서 표현했다.
조선 후기 문신 신광수(1712∼1775)는 ’서울에서 추석을 맞아’라는 시를 통해 객지에서 추석을 맞는 심경을 이야기했다.
’서울에서 나그네 신세 되고서는/ 일년 내내 집안 소식 드물었네/ 한 점 구름은 가을빛을 머금고서/ 홀로 먼 산 고향으로 돌아가네.’
’구운몽’으로 유명한 김만중(1637∼1692) 역시 ’서쪽 변방의 둥글고 둥근 달/ 오늘 밤 내 옷을 비추는구나/ 맑은 빛 누구를 주려 하는가/ 먼 곳 나그네가 의지한다네/ 서리 내리는데 선영은 멀고/ 자식 노릇 봉양도 못한다네/ 처자식 그래도 옆에 있으니/ 서로 마주하여 눈물 뿌리네’라며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을 읊은 바 있다.
고전번역원은 "선조들의 시는 예나 지금이나 객지에서 고향을 그리는 마음은 똑같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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