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입양의 날, 미혼모의 날을 되새길 수 있는  영화 한편이 개봉됐다.

어릴 적 친부모에게 버림받아 벨기에로 입양된 융(Jung) 감독의 작품인 <피부색깔=꿀색>은 로랑 부말로 감독과 공동 연출을 맡은 융 헤넨의 자전적 이야기다. 

 <피부색깔=꿀색>은 한국에서 벨기에로 입양된 소년의 성장스토리를 담은 하이브리드 애니메이션으로 자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관객상/그랑프리),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관객상/유니세프상)등 총 79개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고, 22개의 상을 수상한 수작(秀作)이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융’이라는 소년은 5살 무렵, 고아원에서 지내다 1971년 벨기에로 입양됐다. 낯선 곳에서 살아야하는 두려움, 어린 시절 양부모에게 버려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정체성에 대한 혼란으로 힘들어하던 융은 그림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 어린 시절부터 갈고 닦은 그림실력을 살려 유명한 만화작가로 성공한 융은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을 찾게 된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도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융이 벨기에에서도, 한국에서도 평생 이방인으로 살아야하는 슬픔을 겪었음을 담담히 그려냈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감독이 영화에 자신의 기억을 미화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을 원망하는 마음으로 일본 문화에 심취했던 일, 사춘기에 접어들어 성에 눈을 뜨게 된 일, 남의 물건을 훔치고 거짓말을 일삼는 어린 시절 등 숨기고 싶었을 만한 부끄러운 과거를 드러내는 일도 가감없이 그려냈다.

융 감독은 “버려짐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비극적인 일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양보 없이, 가감하지 않고 쓴 이유를 밝혔다. 자전적인 접근을 하기로 한 이상, 거짓 없이 말해야 한다는 것이 융의 결론이었다. 이는 관객들과 ‘공유’함으로써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는 기대를 내 보이는 듯 했다.  .

황색 피부와 백색의 정신 속에서 ‘꿀색’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융의 이야기이야말로 급변하는 사회에 소외와 상실을 느끼는 이방인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 융 헤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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