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의 리더십 발휘할 2020년대 새 주인공으로 ‘97세대’가 있다고 이코노미조선이 1월 5일 보도했다. 97세대는 X세대(1965~80년 출생)와 일부 겹치는 세대이자 산업화의 주역인 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출생)와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86세대의 뒤를 이은 세대다.
 
97세대는 20세기 말 유행한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의 광고 문구 "난 나야"로 상징되는 개인주의 시대를 선포했다. 무선호출기(삐삐)를 들고 집과 학교에서 개인용컴퓨터(PC)를 활용한 초기 디지털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97세대는 반짝하고 금세 잊혔다.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태동한 밀레니얼 세대(1981~96년 출생)가 큰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조선은 전문ㄱ의 말을 인용해 “97세대는 한국 세대담론에서 일종의 ‘투명인간’"이라고 전했다.
 
이코노미조선에 따르면, 97세대의 특징은 이른바 ‘낀낀세대’다. 위로는 베이비붐 세대와 86세대가 있고 아래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1997년 이후 출생)가 있다. 97세대는 대학 졸업을 전후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았고, 30대가 되자 한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돌아선 탓에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사회로 갓 나온 97세대는 취업난 등 경제적 문제 앞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반면 86세대는 성장 과정은 힘들었지만, 산업화의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86세대는 민주화 운동을 통해 정치적 주도권을 잡았고, 경제적으로는 고도 성장기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다. 외환위기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에 휩쓸린 선배들이 대거 퇴직해 조기 승진하고 장기 집권했다. 이런 상황은 97세대가 직장과 사회 속에서 임무는 많지만,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만들었다. 새로운 생각과 디지털로 무장한 세대임에도 이를 제대로 펼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97세대는 일에 대한 열정은 선배 세대와 같지만, 자기 권리에 관한 주장은 약하다. 그래서 야근, 주말 출근, 휴가 포기 등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97세대는 학창 시절 개인주의와 탈(脫)이념 등에 심취했다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급히 철이 든 세대’"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조선은 이런 편 가르기에 한국 사회가 지쳤다고 판단했다. 또 새롭게 시작되는 2020년대를 더욱더 젊은 눈으로 바라보기 위해 97세대를 살펴봤다. ‘이코노미조선’이 주목한 포인트는 97세대가 가진 강점이다. 낀낀세대지만 그만큼 선배의 입장을 이해하고, 후배를 배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운 86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연결할 수 있는 세대라는 것이다. 이코노미조선은 “이러한 가교(다리) 역할은 97세대의 장점이자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포용적 리더십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조선은 재계, 금융증권,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엔터 등 각계 전문가와 이코노미조선 자문위원의 의견을 바탕으로 선정한 올해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대표적인 97세대 최고경영자(CEO) 6인을 조명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필두로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겸 엔씨웨스트 홀딩스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이자 전(前) 대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이 밖에도 각계에서 활약하는 97세대 인물을 살펴봤다.
이코노미조선은 “대한민국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경제 정책과 수출 부진 등 어려웠던 한 해를 이제 막 지났다"며 “97세대와 함께 힘차게 재도약하는 한국 경제의 2020년대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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