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지표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월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전월 대비 전산업생산지수가 감소한 건 지난해 9월(-0.2%) 이후 5개월 만이다.
 
뉴시스에 보도에 따르면,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에 산업동향이 전월보다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며 "감염 예방으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로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크게 감소했으며 부품 수급 애로 등으로 차 생산이 감소해 광공업 생산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8% 감소하며 2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2008년 12월 금융위기 시절(-10.5%) 이후 11년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내려앉았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4.1% 감소했다. 반도체, 통신·방송장비는 증가했으나 자동차, 기계장비 등이 줄었기 때문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기준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인 3.5% 감소했다. 금융·보험(2.1%) 등에서 증가했으나 숙박·음식점(-18.1%) 등이 줄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6.0% 떨어졌다. 백화점에서 파는 신발·가방(-32.6%), 의복(-22.3%) 등이 준내구재 소비를 17.7% 끌어내렸다. 자동차 판매(-22.3%)도 줄면서 내구재도 7.5%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점포 소매는 전월 대비 8.4% 늘었다. 2015년 6월 이후 면세점 소매(-34.3%)는 최대 폭으로 감소했으며 무점포 소매는 가장 크게 늘었다. 외출을 자제하는 대신 인터넷 쇼핑이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2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대부분 지표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실물지표로 본격 가시화되는 모습"이라면서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극복 지원을 위해 1~3단계 대책과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긴급재난지원금 등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발표된 특단의 대책들을 더욱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추가 대책도 지속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국민 10명 중 6명이 “일상생활의 절반 이상이 정지된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지난 3월 25~28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한 3차 '코로나19 국민 위험인식 조사'에 따르면, 정지됐다고 느끼는 응답층은 여성(39.3), 대구경북 주민(34.6), 주부(37.3), 학생(35.6), 월 200만원 미만 소득자(37.8)에게서 더 큰 폭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일상 정지를 뜻하는 50점 이하 응답자는 1차 48.0%, 2차 59.8%에 이어 3차 땐 64.5%로 늘었다. 코로나19에도 일상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1, 2차 때 10.2%, 4.2%에서 이번 3차에는 2.5%까지 줄었다.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접할 때 떠오르는 감정에 대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2.8%가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차에서는 60.2%, 2차 48.8%였는데 3차 조사에서는 2차에 비해 다소 늘었다.
 
불안에 이어 두 번째로 나타난 느낌 ‘분노’는 1차 6.8%에서 2차 때 21.6%로 대폭 증가했다가 다시 18.1%로 감소했다. ‘충격’도 10.9%에서 12.6%로 높아졌다가 10.6%로 다시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전염병이 장기화하면 사람들에게서 '슬픔'이 늘고 '공포'는 감소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정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