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높이면서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를 인하하기로 한 것은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부담을 줄여줘 주택 처분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지 못했던 다주택자들에게 퇴로가 열린 만큼 처분 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반면, 여전히 세금 부담보다 집값 상승에 대한 차익 기대가 큰 만큼 정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혼재돼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관련 관계부처는 12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에는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인상하는 등 다주택자들을 압박하는 동시에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경우 내년 6월까지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을 면제해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지난해 4월 다주택자들로부터 불로소득을 환수한다는 취지에서 양도세 중과를 도입했으나, 실제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이 세금에 대한 부담감으로 주택 매도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양도세 중과가 출구를 막아버리는 역할을 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났고, 이는 매도자 우위 시장 분위기 형성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6개월이라는 기간을 설정해 퇴로를 열어줌으로써 '이번 기회에 주택을 처분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국토교통부 이문기 주택토지실장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는 그동안 지적된 매물 잠김 현상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는 차원에서 내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종합부동산세 세율 상향과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이 강화되는 만큼 일부 다주택자들의 처분 욕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정한 소득이 없는 고령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내년 6월말까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비록 10년 이상 보유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다주택자들의 퇴로가 짧게라도 열렸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부동산 가격 급등의 근본적인 문제가 매물 잠김 현상이 큰 것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보유세 부담과 한시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등으로 매물이 출현하고 이에 따라 가격 안정화에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강력한 세금 예고와 함께 한시적으로 양도세를 완화한 점"이라며 "다주택자들의 주택 처분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철저한 매도자 우위의 시장 분위기를 다소 완화시키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이 수도권 내에 주택을 2채 이상 가진 참모진들에게 처분할 것을 권고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 분위기를 만들자는 의도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
 
청와대 자체 파악 결과에 따르면 노 실장의 권고에 해당되는 현직 참모는 총 11명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김거성 시민사회수석과 황덕순 일자리수석은 3주택을, 박진규 통상비서관은 4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조치가 다주택자 주택 처분을 유도하기에는 퇴로가 너무 좁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책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시장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값 상승이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는 세금에 대한 부담 보다 향후 집값 상승에 따른 차익이 여전히 클 수 있다는 기대심리로 주택 처분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음을 뜻한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보유세와 양도세 모두를 강화하는 과세정책으로 주택보유자의 매물 출회에 대한 유인퇴로는 여전히 좁아 보인다"며 "정부정책 효과가 유동성을 이기면서 장기적 집값안정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을 중심으로 한 가격급등 피로감이 누증된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지역, 신축, 고가주택, 분양시장의 선호와 인기지역 대기수요의 주택구입 의지를 꺾을 만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