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실업자 수(數)를 놓고 통계청은 현실을, 청와대는 ‘자체판단’을 얘기하는 가운데 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5월 19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대졸 이상 실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만9000명(5.0%) 증가한 6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대졸 이상 실업자 중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대졸 이상 실업자 수 51만1000명 중 15~29세 청년층이 22만4000명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범위를 30대까지 넓혀 보면 총 35만5000명으로 비중이 더욱 커진다.
 
같은 기간 고졸 실업자는 50만2000명이었다. 2000년대에는 고졸 실업자 수가 대졸 이상 실업자보다 매번 많았지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선에서 엎치락뒤치락해왔다. 중졸 이하 실업자는 14만1000명이었는데, 1년 전 대비 증가율이 21.6%로 비교적 높았다.
  
지난달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380만4000명에 달했다. 일할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는 주부, 학생, 심신장애자, 구직 단념자 등이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 이 인구는 1999년부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오다 올해 들어 1월 처음으로 380만명을 넘어선 후 4개월째 이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고학력 인구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상황인 것이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는 20대 후반 취업자가 8개월 연속 증가했던 데다 고용률도 전년 대비 1%p 가까이 상승했던 점을 들어 청년고용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청년고용 개선은 상용직 취업자 증가와 함께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는 정부 주장에 대한 근거로 제시되는 대표적인 지표다.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렵긴 하지만 희망적이다"며 “각종 통계를 종합해보면 고용상황은 지난해보다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통과되면 고용개선에 특별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 수석은 "지난해 취업자 증가 수는 약 9만7000명이었다. 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 수가 2월에는 26만명, 3월에는 25만명, 4월에는 17만명을 나타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봤을 때 엄청난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산업, 신기술 분야, 사회 서비스 분야가 쌍두마차가 돼 끌어가고 있다"며 "정부의 제2 벤처붐 정책과 4차 산업혁명의 정책 결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수석은 “고용률 면과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개선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상용직 증가수가 평균 30~40만 정도로 지속되고 있다"며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수도 매달 50만 명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수석은 향후 일자리 정책 방향과 관련해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 추진, 속도감 있는 제2 벤처붐 정책 추진, 소상공인·자영업자 성장 혁신 정책 집중 관리, 제2·3의 광주형 일자리 확산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상생형 일자리 확산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아마 6월 이전에는 한 두 곳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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