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남덕우기념사업회는 5월 9일 서강대 GN관에서 ‘문재인 정부 2년, 경제를 평가하다’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김병주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병태 KAIST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부 학장, 옥동석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등이 토론자로 참여 했다. 다음은 국가미래연구원 측이 세미나 주제발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주제1 : 한국의 노동생산성과 임금(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임금 없는 성장의 실체는 실질화의 착시와 해석의 오류 탓
실질임금증가율이 낮은 것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둔화가 진짜 원인
임금개선은 경제 전반의 노동생산성 제고를 위한 대책이 중심돼야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전환시키는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성장은 지속되지만 임금은 증가하지 않아 경제에서 창출된 부가가치 중 임금에 배분 되는 부분이 작아지고 있다"는 이른바 “임금 없는 성장" 문제가 제기됐고, 또 이는 다시 노동소득비중 감소와 가계소득 비중 감소의 주된 원인이었다고 주장됐다. 이 같은 논거에 따라 정부정책이 임금 및 가계소득 개선에 중점을 두고 주요 정책수단의 하나로 임금인상 정책에 역점을 두고 있다.
  
과연 그런 문재인 정부의 주장과 논리가 타당한가에 대해 우리나라기업 및 국민계정자료를 기초로 GDP와 임금 간의 관계를 분석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경제성장률과 임금상승률(취업자당 GDP와 임금)의 실질지표를 비교해 임금상승률이 더 낮은 것은 실질화 수단인 적용한 물가지수의 차이일 뿐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즉 GDP는 GDP디플레이터(산출물가지수)로, 임금은 CPI(소비자물가지수)로 각각 실질화 시키는 데 따른 착시 현상이다. 특히 차시현상의 근본원인은 “CPI 기준 물가상승률이 GDP 디플레이터(deflator) 기준 물가상승률보다 높았다"는 데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실질지표 비교에 따른 착시현상을 분배문제로 잘못 해석해서 ‘임금 없는 성장’의 논거로 둔갑된 것이다. 실질지표간 비교(좌)와는 달리 명목으로 비교하면 괴리가 사라져 임금증가율(연평균4.5%)과 취업자당 경제성장률(연평균4.6%)이 매우 유사하게 나타난다.
 
결과적으로“임금은 생산성과 비례하여 증가"했고, “실질지표 간 차이는 물가지수 간의 차이" 때문이라 는 것을 확인했다.
 
또 “왜 우리나라 실질임금증가율은 매우 낮고 점점 낮아지고 있는가? 그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를 분석해 보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직접적인 원인은 빠르게 성장하는 국민소득에 비해 임금으로 적게 배분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취업자당 GDP증가율이 낮고,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데 원인이 있다. 다시 말하면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둔화가 진짜 원인"이라는 얘기다. OECD통계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OECD 36개국 중 22위에 불과하며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9위에 불과하다.
          
생산성에 못 미치는 임금배분 문제가 노동소득비중과 가계소득 비중 변화 추이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임금 증가율이 노동생산성 증가율 보다 낮아서 노동소득 비중이 감소했다"는 주장은 앞서의 분석결과로 보면 가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어서 그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노동소득의 비중 측정에 대해서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이슈들이 남아있다.
    
또 가계소득비중 감소에 대한 원인은 자영업자 비중 감소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개인사업자(자영업) 형태에서 법인 사업자형태로 변화해 가고 있으며 자영업 부문이 법인부문으로 대체 되어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결론 및 정책적 함의
  
①만약 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 보다 낮았다는 ‘임금 없는 성장’이라는 잘못 인식된 사실에 근거하여 취해진 정책이 있다면 정책전환과 시정이 필요하다.
  
②기업은 기여분보다 더 큰 부분을 가져가고 있어 임금상승 유도정책이 기업경쟁력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은 오류다. 현재 상태에서 지나친 임금인상은 노동생산성 기여분 이상을 배분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미 부진한 기업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③중소기업은 이미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에 따른 부작용은 더욱 심각하다. 노동생산성 증가 둔화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제도개선을 고려해야 한다.
 
④임금개선을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노동생산성 제고를 위한 대책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⑤장기적인 관점에서 규제 및 제도개혁을 통해 혁신과 투자 촉진을 유도해야 한다.
 
⑥창의기반의 새로운 사업기회를 열어 주어 낮은 노동생산성 산업에 집중된 산업구조를 높은 노동생산성,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전환시키는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⑦추후 현실을 왜곡할 수 있는 착시현상을 줄여나가기 위해 물가지수간 괴리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주제2 : J노믹스의 자살적 실험과 위기의 한국경제(이병태 KAIST 교수)
 
“노동시장 규제 강화는 제조업하기에 너무 비싼 나라를 만들고 있다"
‘무너지는 투자와 경제성장률 하락’ ‘가족이 무너지는 고용 참사’
성장은 더디고, 소득 양극화는 되레 확대…희망과 확신마저 무너져
생산성 외면하고 노동시간만 따져 ‘장기근로 나라’로 치부는 곤란

      
J노믹스의 무모한 실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1월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어느덧 우리는 부(富)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과연 그런가? 우선 임금소득배분율 감소가 양극화 증거인가? 아니다. 산업구조가 고도화 될수록 노동소득분배율은 낮아지는 게 정상이다. 경제상식을 부정하는 선동이다.
  
우리가 장기 근로에 시달리는 나라인가? 노동생산성은 무시하고 노동시간만 따지는 것은 잘못이다. 노동유연성의 확대로 파트타임 근로자가 늘면 작아지는 연평균 근로시간을 온 국민이 일을 적게 한다고 선동하면 안 된다. 평균근로시간의 함정이다.
 
경제 불안의 원인이 소득격차인가, 경제기회의 빈곤인가?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소득 격차는 좋은 것이다. 경제발전은 언제나 절대빈곤을 축소하고 소득격차를 확대 한다. 혁신(경제개발)은 사치품을 보통 상품화하는 것이고, 이를 성공한 사람들은 부를 축적하고 소비의 격차를 해소한다. 미국이 소득격차가 가장 큰 것은 글로벌 혁신의 중심이기 때문이고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어 이민자들의 희망의 땅으로 존재하고 있다
   
대기업이 문제의 원흉인가? 개혁대상은 정부이지 기업이 아니다.
 
잘못된 처방
  
임금주도 성장 정책은 초등생이나 믿을 초단순 논리의 비약이다. 실질임금이 올라가면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금은 소득이자 비용이다. ILO 임금주도성장의 보고서의 결론은 이런 것이다.
 
“임금주도 성장전략은 생존 가능한 방안으로서, 국제적 공조가 이루어진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큰 전략이다. 임금주도 성장정책은 친노동 정책과 결합하고 금융시장의 규제, 최고경영자에 대한 임금 규제 및 자산 소득에 대한 규제들과 결합 등이 필요하다."
 
정규직화와 노동시장 규제 강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제조업하기에 너무 비싼 나라 만들고 있다. 최저임금인상에 근로시간단축 등 노동규제가 강화되고 생산원가가 일본과 미국을 초월하는 나라가 되고 있다. 원가비중이 큰 에너지에 있어서 탈원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체주의적 나라 만들기 문화의 거대한 타락을 본다. 을(乙)의 반란과 경제민주화가 그 실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거렁뱅이들의 나라가 되고 있다. 모든 문제를 사회의 부조리한 구조의 탓으로 전가하고  경제민주화, 상생, 동반성장, 갑(甲)질의 정치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문재인 정부의 분배 위주 정책의 배경이다.
  
남미식 사회주의 국가로 가나? “국가가 삶의 모든 단계를 책임진다. 기회는 균등하고, 절차는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회는 다양하고, 절차는 자유로워야 하고, 결과는 책임을 지고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자유시장경제의 근본이다.
 
진짜 문제의 외면과 덮어씌우기
  
제조 대기업만 쳐다보면 희망이 없다. 한국 기업의 규모는 일본의 1/3, 미국의 1/6.6에 불과하다. 제조업의 고용 비중은 앞으로도 더욱 줄어들 것이다.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 교육과 서비스산업을 고도화시켜야 한다.
  
경제력의 신흥 개도국으로의 급속한 이동과 글로벌화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선진국의 파티는 오래 전에 끝났다. 변함없이 세계 GDP의 ¼을 생산하는 미국과 아시아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벌과 강성 노조 없으면 문제가 없나? 강성노조도 독과점 재벌도 없는 나라들은 행복한가? 아니다. 선진 경제에서 중(상)산 층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J노믹스 2년의 결과는?
 
경제 자유도 퇴보는 심각한 문제다. 국제경제포럼이 산출한 경제자유도는 2017년 23위, 2018년 27위에서 2019년 29위로 내려앉았다.
 
노동시장, 자본자장의 규제는 강화되었고, 혁신 경제를 위한 자유는 진전이 없다
 
한미 경제 성장률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우리보다 GDP가 12.7배이고, 1인당 GDP가 2배에다, 인구는 6배가 넘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우리보다 높아진 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
 
무너지는 투자와 경제성장률 : 올해 1/4분기 투자증가율은 마이너스(-)10.8%다. 수출은 전년동기에 비해 2.6%가 감소했다. 실업률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안정된 일자리 구하기도 어렵고, 연령별 취업자도 전년대비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가족이 무너지는 고용 참사를 겪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계속 줄어드는 대신 ,농림어업의 취업자는 늘어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차 산업국가로 회귀하는 중인가?
 
경기선행지수가 계속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고, 소비자심리지수마저 추락하고 있다. 성장의 발걸음은 더디고, 소득 양극화는 되레 확대되는 양상이다. 희망과 확신이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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